품격있는 도시문화 근간은 도서관

2014-04-11 10:32:59 게재

‘하늘도서관’ 5개월간 10만명 찾아

청소년 교육기반시설 대거확충 성과

“사회가 갈등과 정쟁으로 혼탁해져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질 않아요.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 품격있는 문화도시 근간은 도서관에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는 박홍섭 구청장 취임 이후 권역별 도서관 확충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문을 연 ‘하늘도서관’은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돼 성산동 마포구청 12층 대강당을 작은도서관으로 바꿨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도서관,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문화복지공간에 대한 주민들 사랑은 크다. 개관 5개월만에 10만명이 넘게 도서관을 찾았다. 개관이래 가입한 회원만 6050명. 평일 하루평균 800~900명, 주말이면 1000명에서 1300명까지 이용하고 있다. 유영숙 마포구립청소년수련관 영어강사는 “수업 전후에 하늘도서관 담소방을 들러 참고서적을 찾고 강의자료를 만든다”며 “늦은 시간까지 개방해 직장인들이 이용하기에 좋다”고 평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이 민선5기 대표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마포구 제공>

구는 하늘도서관 개관에 맞춰 서강 성산글마루 늘푸른 복사골 등 지역 내 크고 작은 구립도서관 9곳 회원정보를 통합,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했다. 5월에는 공공도서관 통합누리집과 모바일앱을 구축해 9개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책 18만권에 대한 대출가능 여부와 도서검색·예약, 신착 자료안내 등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도서관 정보와 서비스 통합을 위해 성산동 옛 마포구청 부지에 중앙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건물 4~6층에 장서 20만권을 갖추고 동네 도서관 중심역할을 할 대표도서관 기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2011년부터 계획을 세웠지만 자치구에서는 부담하기 어려운 막대한 예산과 부지 확보문제로 진전시키지 못하다 2012년 말 서울화력발전소 지하화사업 추진으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중부발전이 기탁한 법정외지원금 130억원이 종잣돈이 된다. 올해는 도서관 건축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학부모 등이 포함된 자문단을 꾸려 시설 설계부터 공사 운영자선정에 이르기까지 조언을 받기로 했다. 올해 안에 건축설계와 실시설계 용역이 마무리되면 내년에 착공, 2017년 문을 연다.

하지만 지난달 말 구의회 임시회에서 상임위원회 부결로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재정 중앙투융자심사까지 통과, 정책적 합의가 끝난 상황인데 절차적 승인과정인 구의회에서 발목이 잡힌 셈이다. 박홍섭 구청장은 “민선6기에 구청장이 바뀌면 사업을 접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인 듯하다”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절실한 대표도서관 건립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재선에 성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선5기 마포구는 품격있는 문화도시를 위한 도서관 구축사업에 주력해왔다. 구청 12층에 문을 연 하늘도서관은 5개월만에 1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다. 주민들이 한강변을 향해 난 창측 좌석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마포구 제공>

“마포에 사는 부모가 자식농사를 실패했다고 한다면 그 가족만이 아니라 마포구에 희망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도서관 확충과 함께 민선5기 마포구는 ‘맹모삼천의 동네’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청소년을 위한 교육·지원시설 구축에 힘을 쏟았다. 2021년까지 300억원 기금을 목표로 설립한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이 우선.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2009년부터 장학기금 80억원을 마련, 그간 796명에게 12억원 이상을 지급해왔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장학재단이 출범, 지난 1월 구청 6층에 둥지를 틀었다. 재단은 장학기금을 종잣돈 삼아 자발적 거액기부자와 중·소액기부자 유치를 통한 재정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체와 연계 가능한 참여형 장학과정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업무를 시작한지 3개월만에 지역 내 기업가 김재섭씨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가 각각 1500만원과 1000만원을 기탁했다. 한국조명재활용협회는 폐형광등 재활용 처리수익금 중 822만여원을, 한성화교협회가 매월 50만원씩 1년간 정기기탁하기로 하는 등 개인 단체 나눔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상암동에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희망나래’가 문을 열었다. 학생들이 적성과 흥미에 맞는 분야에서 2~5명씩 직무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직업체험장을 발굴해 학생들과 연계한다. 이밖에 도화동 옛 주민센터 자리에 청소년문화의집을 조성,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과 음악 문예창작 미술 생활체육 사고력탐구 등 과정을 운영한다. 구의회 반대로 막혀있는 구립중앙도서관 건립사업이 제대로 진전되면 같은 건물 1~3층에 청소년교육센터를 배치, 특기적성교육 자기주도학습 진로직업체험 등을 복합적으로 운영할 계획도 있다.

박홍섭 구청장은 “성적 우수자뿐 아니라 어려운 생활형편 때문에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는 ‘창조적 소수자’를 발굴·지원할 예정”이라며 “현재의 교육양극화문제를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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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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