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우리 마을 축제 현장

2014-04-22 10:29:15 게재

일원동 대청골 왕벚꽃축제 2014

민·관이 함께 만드는 흥겨운 지역 축제 보고서

전국 곳곳이 봄 축제로 들썩거리는 시즌이다. Eco Friendly Village인 일원동 대청골에서도 축제소식이 울려 퍼졌다. 이름 하여 일원동 ‘왕벚꽃축제’. 시샘 가득한 봄 날씨 변덕에 벚꽃은 일찍 떨어지고 없지만 양재천과 대모산이 함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일원동 지역 축제는 주민들의 흥겨움을 싣고 아침부터 밤까지 들썩거렸다.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소박한 공연
일원1동 주민자치위원회 주최로 준비된 ‘왕벚꽃축제’는 말 그대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드는 주민 스스로를 위한 잔치로 진행됐다. 천혜의 자연을 품었지만 강남자원회수시설과 탄천물재생센터를 안고 있는 곳이 바로 일원동. 축제는 상징적으로 혐오시설 위를 덮어 만든 마루 공원에서 진행됐다. “우리 지역의 특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혐오시설 위에 깨끗하게 정돈된 벚꽃 길을 걸어보는 데 큰 의의가 있는 행사입니다.” 하숙자 왕벚꽃축제 추진위원장의 설명이다.
벚꽃 길 가족걷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보물여행은 대청역에서 시작해 강남자원회수시설까지 다녀오는 왕복 2.7km 코스에서 진행됐다. 체험부스 4곳을 차례로 만나면서 우리 마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가는 시간도 갖고 아름다운 산책길도 경험했다. 청사초롱이 밝혀주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체험부스 4곳을 모두 경유한 사람은 경품도 받을 수 있었다.
벚꽃나무마다 달린 청사초롱 밑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그림 1,100점이 전시되어 있다. 모두 친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들인데 아이들의 솜씨지만 벚꽃이 주제로 되어 있는 그림들에서는 벚꽃향기라도 내뿜는 양 화사한 느낌이 배어나왔다. 또 마루공원 개포로에서는 축제참여가족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료 꽃마차 여행의 기회가 주어졌다. 벚꽃으로 장식하고 살아있는 말이 말발굽 소리를 내며 달리는 꽃마차를 타 본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벚꽃보다 더 환한 미소가 퍼져나갔다. 

퍼레이드부터 공연까지 주민이 주인공인 행사
‘왕벚꽃축제’는 식전 행사부터 주민들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우쿠렐레, 사교댄스, 덤앤덤하모니, 태화 토마토어린이 중창단, 색소폰, 태권도 벨리댄스 등 다양한 주민 동아리 회원들이 나와 흥겨운 무대를 채웠다. 세련되지도 않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아마추어 공연이지만 보는 사람은 마냥 즐겁기만 했다. 섹시한 벨리댄스 공연에 남성 관객들은 화장실도 갈 줄 모르고, 귀여운 아이들의 중창과 태권도 공연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탄성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아는 주민의 무대 위 실수에는 박장대소가 넘치고, 조용한 악기 연주에 지루해하는 모습들은 너무 노골적이라 사회자마저도 어쩔 줄 모르고 난감해 했다.
오후 2시가 되자 드디어 개막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수서경찰서에서 시작돼 마루공원 앞을 지나 특설 무대로 이어지는 개막 퍼레이드의 주인공은 당연히 일원동 주민. 각종 직능단체 회원들이 다양한 옷을 갖춰 입고 축제를 자축하며 행사 시작을 알렸다. 그 사이 일원동 영희초등학교 녹색 어머니회 회원들은 깔끔한 정복차림으로 축제안내요원을 자처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끼’ 자랑 경연대회인 ‘내가 제일 잘나가’ 본선행사. 마루공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10개 팀 경연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고, 자전거와 밥솥, 청소기를 건 주민들의 경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한 쪽에는 실버한마당도 마련되었다. 참가자들을 5~6개 조로 나누어 윷놀이, 투호, 게이트볼 대회를 벌였는데 참가 어르신 전원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서 서운한 마음을 갖는 분이 없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밤까지 계속되는 흥겨운 축제마당
친환경 축제이다 보니 그 의미를 살리고자 하는 행사도 마련되었다. 자원회수시설에서는 4월 한 달간 중학생 이하 어린이에게 무료 견학의 기회를 제공했다. 폐기물자원화 및 물 재생 등 자원의 중요성을 느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12일 축제날까지 500여명의 어린이가 견학을 다녀간 상태였다. 또 자원회수시설 인접 광장 분수대에서는 리폼 수상작을 전시하고, 행사장 내에서는 친환경 비누체험과 에러로켓, 에코 달력 만들기, 보트 움직이기 등의 친환경 체험마당도 진행됐다. 물론 축제 시간 내내 친환경 장터와 아나바다 장터도 함께 운영되었다.
그리고 저녁 시간 이후에는 축제를 찾아온 주민들의 흥이 꺼질세라 초대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리아, 추가열, 유진박 등 평소 보지 못했던 연예인들의 세련되고 흥겨운 무대는 오랜만에 야외로 나온 주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고, 내년에 벚꽃과 함께 다시 찾아올 ‘왕벚꽃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면서 마무리 되었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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