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관권선거' 논란 … 수도권 여야 공방 가열

2014-05-22 12:22:00 게재

서울시장 여야 후보 지하철역서 선거운동 시작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2일 시작된 가운데 수도권의 여야 후보들이 색깔론 관권선거 논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2일 새벽 0시 '지하철역'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정몽준 후보는 이날 0시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을 출발, 새벽 1시 30분 지하철 6호선 청구역 승강장 철로 청소로 선거운동 일정을 시작했다. 박원순 후보도 지하철사고 교훈을 되새기겠다는 취지로 이날 0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귀가하는 시민들을 만나며 선거운동 첫 일정을 소화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21일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당 경선을 벌인 김황식 전 총리(오른쪽)·이혜훈 최고위원(왼쪽)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21일 정 후보는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경선 경쟁자였던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였던 나경원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진 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고문에는 이번 경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김황식 전 총리, 이재오 의원, 이홍구 전 총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정 후보는 이날 출범식에서도 "박원순 후보는 무능하고 위험한 분"이라며 색깔론을 제기했다.

박원순 후보는 이날 '조용한 선거'를 실현하기 위한 '액션플랜'을 공개했다. 박 후보 캠프는 캠페인 슬로건을 '당신 곁에!'로 정하고, 현장 중심의 차분한 시민 밀착형 선거운동을 펼치겠다며 △원순씨의 현장캠프 △원순씨의 배낭 △원순씨의 스케치북 등 세 가지 큰 틀을 제시했다. 박 후보 측은 선거운동 기간에 유세차, 세력 동원, 네거티브 등 3가지가 없는 '3무 선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관료의 수치" "말바꾸기 후보" = 경기도지사 여야 후보들은 21일 TV토론회 발언내용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는 토론회에서 김진표 후보가 '경기도 경제성장률과 재정건전성이 전국 꼴찌'라며 김문수 현 지사를 비난한 것에 대해 반박하면서 "김 후보의 방송토론 모습은 '관료의 수치'이자 '전형적인 탁상행정가'였다"고 비난했다. 남 후보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2012년 한해를 제외하고 지역내총생산(GRDP) 연간 성장률이 16개 시도 가운데 상위 5위 내에 들었다"며 "김 후보가 기본 통계자료도 잘못 인용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수치만 뽑아 도용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경기도 총생산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고, 2006년 손학규 지사 재임 당시 일자리 점유율이 65%였지만 지난해 17% 떨어졌다"면서 "작년 한국은행 보고서 '경기지역 경제의 문제점과 과제'에 나와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자신의 '보육교사 공무원화' 공약을 제2의 무상버스공약이라고 비판한 남 후보를 '말 바꾸기 후보'라고 비난했다. 김 후보측은 "남 후보가 지난 4월 15일 경기도 보육정책포럼 초청 특강을 하면서 '보육은 국가책임이므로 보육교사도 교육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를 하겠다'고 명백히 밝혀 놓고 이를 부정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인천, 관권선거·청와대개입 논란 = 인천에서는 관권선거 논란이 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측은 21일 청와대 현직 행정관의 선거개입 의혹을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송 후보측은 "지난 20일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의 공식 일정인 한국노총중앙위원회 임원 면담 자리에 현직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에서 근무하는 A행정관이 배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송 후보 선대본부는 "청와대 행정관이 직접 나서서 여당 후보를 지원한 것은 청와대의 선거개입"이라며 면담 자리에 유 후보와 행정관의 배석 사진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측은 "유 후보는 한국노총 지역별 행사에 A행정관이 초청받아 왔다 간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문제가 된 A행정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송영길 후보도 측근비리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인천경찰청이 서해동(35) 전 인천시 평가조정담당관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실이 지난 20일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서씨는 2011∼2013년 3차례에 걸쳐 '시정 모니터링 여론조사'를 실시하며 당시 송 시장의 재선 지지도와 후보 적합도 등 정치적인 내용을 물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작정치의 부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새누리당은 송 후보 책임론을 제기하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서울·경기·인천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새정치연합의 박원순·김진표·송영길 후보는 21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수도권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협약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 후보는 입석 광역버스 안전 문제 등 수도권 교통안전 보장을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를 반영해 수도권 지역의 자연재해 등 각종 재난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공동의 재난 대책 체계를 마련하고 '수도권 경제발전비전위원회' 구성, 수도권 남북 교류 활성화 대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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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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