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 현장 발전 우수사례 공모' 수상 도서관│경상북도립영주공공도서관

답사 통해 인문학을 온몸으로 느끼다

2014-06-30 10:55:25 게재

전문가 해설 들으며 현장 탐방 … "예산 부족, 외부 공모 사업 지원해 극복"

"여럿이 함께 책을 읽으면 느낌과 생각을 공유해 감동이 커지고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방문하면 지식이 보다 깊어집니다." 책과 현장, 사람이 함께 하는 독서문화를 중시하는 김정연 경상북도립영주공공도서관(영주공공도서관) 사서의 말이다. 영주공공도서관은 지난해 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독서기차여행 등 책의 내용에 등장하는 현장을 직접 방문, 해당 책을 읽은 이용자들이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했다.
지난 2013년 10월 5일 '영주의 선비문화를 찾아서'를 주제로 '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탐방이 열렸다. 참가자들이 소수서원 경렴정에서 박석홍 소수박물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영주공공도서관 제공


"인문학 책과 여행이 하나가 되다"

영주공공도서관은 지난해 '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2차례 진행,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주제를 정해 그에 해당하는 1권의 책을 읽고 관련 강연을 들은 후 책의 배경이 되는 현장을 찾아 전문가와 함께 답사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영주공공도서관은 1차 주제로 '영주의 선비문화를 찾아서', 2차 주제로 '경북 신도청의 풍수와 명문가 집성촌을 찾아서'를 선정했다. 영주에 살고 있으면서도 사실 잘 모르는 지역 역사, 문화에 대해 보다 깊이 알고자 한 것. 110여명의 이용자들은 독서와 강연, 답사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구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난 10월 열린 1차 프로그램에서 이용자들은 '선비문학과 소수서원'을 읽고 박석홍 소수박물관장의 강연을 들은 후, 박 관장의 인솔로 영주 일대를 탐방했다.

한국정신문화의 창출지이자 우리나라에 주자학을 처음 도입한 회헌 안향 선생의 고장인 순흥에 도착,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을 둘러본 후 소수박물관, 고구려 벽화고분으로 사적 313호인 순흥읍내리벽화고분 등을 살핀 것. 박 관장은 강연회에 이어 현장에서 다양한 해설을 이어갔고 이용자들은 책과 강연 내용을 떠올리며 마치 역사의 현장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성우씨는 "주부의 일상을 탈출하고 인문학을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면서 "1권의 인문학 책과 여행이 하나가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성진씨는 "설명을 들으며 우리 것을 보존해서 후손이 살아갈 역사, 문화의 맥을 아름답게 이어가야겠다는 마음이 절절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김 사서는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쓰이고 있는데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 내가 살고 있는 지역부터 '무엇이 좋은지' 온몸으로 느끼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위한 기차독서여행·독서골든벨

가정의 달 5월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답사 프로그램으로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로 떠나는 독서기차여행'을 진행했다.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참여, 미리 나눠준 어린이용 '공부가 되는 삼국유사'를 읽고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삼국유사 독서골든벨', 가족과 함께 하는 레크리에이션, 달고나 체험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행사에 참여한 4학년 석 모 학생은 "삼국유사에 대해 교과서로만 접하다가 직접 설명을 들으니 인상 깊었다"면서 "독서기차여행을 통해 모처럼 가족이 함께 추억의 기차를 타고 여행하게 돼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 사서는 "행사 1주일 전에 책을 미리 나눠주고 기차 안에서는 내용에 대해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면서 "어린이용 책뿐 아니라 어른용 삼국유사, 군위 길라잡이 책을 지급해 이용자들의 호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영주공공도서관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동화를 읽고, 책에 나오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는 '오감쑥쑥! 동화요리'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외부 사업 참여로 양질의 서비스 제공

영주공공도서관이 이처럼 활발하게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각종 공모에 신청, 외부 예산을 유치한 사서들의 노력이 컸다.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서들은 '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도서관문화 100배 즐기기, 2013' '도서관 속의 물리강연' 등 여러 공모 사업에 참여했다.

김 사서는 "아버지들의 이용이 많고 주말에는 온 가족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분위기가 정립돼 있는 등 이용률이 높은 데 반해 도서관 자체 예산은 부족하다"면서 "이용자들의 높은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공모 사업에 주력해 외부 자원을 유치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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