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월암바위, 뉴타운 개발로 훼손위기

2014-07-14 12:46:38 게재

문화재 지정 한달만에 주변서 굴착공사 진행

지난 6월 26일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 서울 종로구 송월동 '월암동 바위'가 뉴타운 개발로 손상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11일 굴삭기가 문화재 주변을 굴착했고, 시민단체 신고를 받은 서울시가 공사 중단명령을 내리는 등 일촉측발의 상황까지 이어졌다.
11일 오후 돈의문뉴타운 현장에 위치한 서울시 문화재 '월암동 바위' 인근에서 굴착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오른쪽 원 안이 '월암동'이라고 쓰여 있는 부문. 서울시는 도로표지석까지만 굴착을 허가 했지만 굴착기는 이곳을 넘어서 바위 인근까지 굴착작업을 했다. 서울시는 뒤늦게 공사를 중지시키고 문화재 보호 대책을 조합측에 요구했다. 한남진 기자
월암동 바위는 서울시 교육청 인근, 스위스 대사관 맞은편 월암근린공원(송월동 1-2)옹벽에 자리잡고 있다. 효종 7년(1656년) 승정원 일기에 '돈의문 밖에 월암'이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지명의 유래가 오래됐다. 필체가 조선 중기 이후 글씨체이고, 조선시대 문집과 고지도 등에서 언급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 성곽 주변이고, 인근에 경기감영(옛 경기도청)이 위치했던 점을 고려하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지역에서 대규모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종로구 교남동, 교북동, 송월동 일대는 현재 돈의문뉴타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다수의 문화재가 발굴됐지만 전문가 공개없이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월암동 바위 역시 지역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해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 예다.

하지만 문화재 지정 이전에 서울시가 사업계획을 승인했기 때문에 수정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문화재 손상이 불가피하다. 서울시는 돈의문뉴타운 조합 측에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건설사가 월암동 글씨에서 5m 떨어진 곳을 파괴했다"며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문화재 발굴조사를 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정 서울시 문화재연구팀장은 "매일 현장에 나가고 있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파괴가 이뤄졌다"며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 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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