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10세미만 감기환자 계속 증가

2014-09-17 10:20:04 게재

항생제 사용 43% 넘어 부작용 주의 … 만성비염, 중이염 등으로 이어지면 성장 방해

환절기인 요즘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증가하면서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 감기는 1년 내내 걸릴 수 있지만 주로 1월, 4월, 9월 등 환절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감기는 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입과 코로 침입해 점막에 감염되면서 생기는 다양한 급성 증상을 통틀어 말한다. 독감도 감기의 하나이다. 침범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따라 목의 증상(기침이나 목의 통증), 코의 증상(재채기, 콧물), 소화기 증상(구토 및 설사), 관절 증상(마디마디의 통증), 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감기는 공식적으로 '감기 증후군'으로 불린다. 급성비인두염, 급성기관지염,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병명이 속한 그룹의 이름을 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분명한 원인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감기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200종류 이상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리노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등이다. 보통 습도가 없는 건조한 겨울에 걸리기 쉽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도 바이러스가 활동하게 되고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항생제처럼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작용하는 항인플루엔자제제처럼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항인플루엔자제제는 열이 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미미한 효과있지만 다양한 부작용으로 임상에서의 효용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따라서 딱 떨어지는 원인이 되는 인자를 찾아 치료하기는 어렵다.

다만, 평소 건강한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초기 3-4일 동안 증상이 심해지고, 이후 증상이 사라지면서 보통 1주 늦어도 2주 정도가 지나면 증상이 좋아진다.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과 같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일정시간 지나면 회복된다.

이에 감기에 걸리면 휴식을 취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충분히 영양과 수분을 섭취한다. 그 다음에 괴로운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을 할 필요가 있다.


◆면역력 약한 아동, 단체생활로 감염 쉬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감기(급성비인두염)로 진료받은 환자가 506만명이 넘었다. 이들이 2회 이상 의료기관을 찾았으며, 지출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1273억원에 이른다. 전체 환자수는 2009년 519만명에서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남성환자가 233만명에서 2013년 231만명, 여성환자가 285만명에서 275만명으로 줄어 들었다.

그런데 남녀 구분없이 10세미만 아동층에서는 지속적으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남자의 경우 2009년 67만8000여명, 2011년 68만7000여명에서 2013년 85만1000여명으로 늘어 났다. 여자의 경우는 2009년 65만2000 여명, 2011년 66만8000 여명에서 82만8000 여명으로 늘어났다.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 보육원, 유치원 등 단체 생활을 통해 쉽게 감염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잦은 감기로 만성적인 비염, 중이염이나 폐렴 등으로 이어지면 성장에 방해를 하므로 외출 후 손발 씻기와 감기 발생 초기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약 복용시 부작용, 안전성 확인해야 = 감기로 일반병·의원에 가면 주로 해열진통제와 콧물, 코막힘, 기침과 가래 등 증상을 조절해 주는 항히스타민제와 진해거담제, 혈관수축제, 비타민제 등을 처방한다. 또한 감기가 악화돼 세균성 2차 감염이 생겼을 경우 항생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방적인 항생제 복용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단순 감기인 경우에는 항생제 복용은 치료에 도움되지 않는다.

감기에 주로 처방되는 항생제인 아목시실린은 복용하면 적어도 10% 이상에서 설사가 생긴다. 감기로 생기는 설사로 착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항생제 복용 탓에 설사가 생겼을 수 있다. 또 10%미만에서 기저귀발진, 피부발진, 두드러기, 묽은 변, 구토, 질염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간염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중이염, 폐렴, 축농증(부비동염) 등이 진단되었을 경우만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 때문에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항생제는 비염, 인후염, 기관지염 등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에 사용하면 안된다거나 4세이하 아동에게는 호흡기질환을 가진 아이에게 기침약, 감기약을 처방해서는 안된다는 '현명한 선택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심평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의 지난해 하반기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43.58%로 매우 높다. 2012년 하반기에는 44.34%였다.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70% 이상인 의원이 2127곳(16%)나 되었다. 몸에 부작용 주는 항생제 처방이 잦은 것이다.

◆감기 초기 전문의에게 진단 필요 = 병·의원의 처방외 약국에서 감기치료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경우도, 약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 약국에서 판매되는 감기약은 해열 진통, 항히스타민, 진해,거담 성분 등이 복합적으로 배합되어 있어 감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불편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하지만 약국 현장에서 연령에 맞지 않는 약들이 있어 구매할 때 반드시 복약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지역 약국 100개를 대상으로 만 2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감기약 판매실태를 조사한 결과, 70개(70%) 약국에서 안전성이 우려되는 염산슈도에페드린 등 28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일반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들 감기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안전성 문제로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복용 용도로는 약국 판매가 금지돼 있다.

◆한방, 다양한 증상 맞춤형 처방으로 적합 = 감기를 치료하는 한방처방은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른 감기로 보고, 부작용이 없는 한약·침으로 맞춤처방을 내려 효용성이 매우 높다. 또 한방감기처방은 건강보험도 적용돼 비용부담도 적다.

감기가 걸리면 환자의 약한 곳에 주로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코증상, 목증상, 기침증상이 심한 경우, 위장병이 함께 생기는 유형 등으로 크게 나뉜다. 이에 한방치료는 그 증상을 치료하면서 환자의 취약한 곳도 동시에 치료하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비교적 체력이 있는 환자가 감기에 걸리기 시작하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내도록 하는 처방을 쓴다. 갈근탕이 대표적이다. 여기다 고열이 있고 강한 근육통, 심한 오한이 있이 있으면 마황탕을 쓴다. 최근에는 독감 초기에 유효하다는 보고도 있다. 계지탕은 땀이 촉촉하게 나오는 가벼운 감기에 사용한다.

만약 체력이 약한 노인이 오한이 심하고, 안색이 창백하고, 기침이 있으며 목이 따끔따끔한 감기에는 마황부자세신탕을 사용한다. 등등 다양한 증상에 맞는 한약이 매우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또 감기가 나았음에도 기침이 남아 있는 감기 후 기침증후군에는 맥문동탕이 효과적인 것이 임상연구에서 확인됐다.

윤영희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비이인후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감기환자들이 일반병의원에서의 치료를 주로 받고 있는 경우 많은데 항생제 처방률이 높아 우려스럽다"며 "오랜 기간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뒤에도 낫지 않는 경우, 양약의 부작용을 피하고 싶다면 한방치료를 적극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