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60~80㎞ 정속 주행시 연료비 10% 감소
연비 좋은 차보다 올바른 운전습관이 더 중요 … 온실가스 저감에도 도움돼
◆차량구입시 연비 좋은 차 선호= 완성차 메이커들이 연비 개선에 몰두하는 것은 정부의 규제나 환경을 의식해서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유지비를 아끼려는 소비자들도 연비 좋은 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6월 자동차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국산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가격(15.1%)과 디자인(11.9%)에 이어 연비를 차량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 연비가 3위에 그쳤지만 앞으로 2년 내 신차 구입계획이 있는 소비자들의 90%는 과거보다 연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갈수록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수입차에 대한 선택 기준에서는 연비(16%)가 디자인(14.6%)과 브랜드(12.6%)를 앞섰다. 심지어 크고 무거운 '머슬카'가 떠오르는 미국에서도 소비자들이 2012년부터는 연비를 신차 선택기준 1순위로 꼽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연비 좋은 차도 레이서처럼 운전하면 무용지물 = 하지만 아무리 연비 좋은 차량을 구입해도 레이서처럼 운전하면 소용이 없다.
지난 8일 인천 서구의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열린 '2014년 친환경 운전왕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한 김기승씨(59)의 얘기를 들어보자. 연비왕으로 뽑힌 김씨는 버스운전 경력을 포함, 20년 넘게 운전한 베터랑이다.
김씨는 "급출발 급가속 급감속만 하지 않아도 연비는 저절로 향상된다"며 "차에 불필요한 짐을 싣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씨가 운행한 LF소나타(가솔린) 차량의 연비는 19.8km/ℓ였다. 이는 공인연비 12.1km/ℓ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김씨가 추천한 실천하기 쉬운 운전습관은 급출발 급가속 급감속 등 이른바 '3급' 하지 않기다.
△천천히 출발하고 △천천히 속도를 올리고 △천천히 멈추는 습관이다. 그렇다고 너무 늦게 출발하거나 천천히 속도를 줄인다면서 정지 시 브레이크를 완전히 밟지 않으면 연료소모량이 늘어나니 주의해야 한다.
시속 20km 정도를 기준으로 서서히 속도를 높이면서 출발하는 게 좋다. 또한 가속페달에 발을 떼고 관성운전을 최대한 이용하되 브레이크를 밟고 완전히 정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올바른 운전습관은 친환경 운전습관"= 교통문화운동본부에 따르면 관성운전도 연비를 크게 높이는 방법이다.
차에는 연료차단기능(Fuel cut)이 장착돼 있어 일정 엔진회전수(rpm)에서 가속페달을 밟지 않으면 연료가 공급되지 않는다. 언덕길을 내려갈 때 관성운전을 하면 연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완성차 메이커들이 아무리 경량 소재를 개발해 장착한다고 해도, 운전자가 차에 물건을 잔뜩 실어놓으면 연비는 좋아질 수 없다.
짐 옮겨놓기 귀찮다고 필요 없는 10kg 정도의 물건을 싣고 하루 50km를 주행하면 5일에 약 400cc의 연료가 더 소모된다.
그밖에 불필요한 공회전을 하지 않고 신호대기 시 기어를 중립으로 놓는 것도 중요하다.
차량의 연비가 나쁘면 그만큼 배기가스가 많이 배출되고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량도 증가한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올바른 운전습관은 친환경 운전습관"이라며 "기름 값을 아껴 가계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도 줄여 후손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