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인건비·복지비도 강남·북 편차 크다
1인당 총액인건비 강남 최고 성북 최하
'선택적 복지' '퇴직자 지원' 서초가 월등
서울 25개 자치구 공무원들이 엇비슷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총액기준 인건비와 복지비는 강남·북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총액인건비는 물론 선택적 복지, 휴양소 지원 등 현금성 지원은 강남 3구가 월등히 많다.
나라살림연구소(소장 정창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구 의회에 제출한 2015년 예산안을 분석, 8일 결과를 발표했다. 10조794억원에 달하는 전체 예산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역별 편차가 큰 공무원 인건비와 복지비. 연구소에 따르면 자치구 정규직 공무원 1인당 평균 총액기준 인건비는 7034만6000원. 보수와 직급보조비 성과상여금 연금부담금을 합친 총액기준 인건비 1조9701억5624만원을 6월 기준 공무원 정원 2만9047명으로 나눈 금액이다.
총액기준 인건비가 가장 많은 지역은 부자구로 꼽히는 강남이다. 정원이 1379명인데 내년 인건비로 953억534만원을 책정, 1인당 7591만9000원 가량 됐다. 반면 성북구는 1349명 정원에 831억9828만원, 공무원 한명당 6445만1000원을 편성했다. 단순비교만 해도 평균 인건비가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강남에 이어 송파가 1인당 인건비 7355만여원을 책정, 뒤를 이었다. 살림살이가 가장 열악한 자치구 가운데 한곳으로 꼽히는 중랑이 7196만여원으로 7120만원 가량을 편성한 강동과 양천을 제치고 세번째 순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승주 연구원은 "정원 대비 총액인건비는 비정규직 고용과 반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며 "총액기준 인건비가 가장 적은 성북구는 그만큼 많은 정규직을 채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휴가 등에 사용하는 콘도와 휴양소를 위한 지원예산은 1인당 평균 12만9000원이 넘는데 송파와 강남이 1위와 2위를 다툰다. 송파는 1인당 지원금이 22만8000원 가량이고 강남은 그보다 3만원 가량 적은 19만6100여원이다. 휴양소 지원예산이 가장 적은 자치구는 역시 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인 금천과 동작. 1인당 각각 6만9000원과 7만4000원 수준으로 송파와 비교하면 15만원 정도 적다.
문화생활비나 의류 구입비 등 선택적 복지와 퇴직공무원에 대한 지원은 서초구가 가장 낫다. 공무원 1인당 선택적 복지 금액은 298만8400여원으로 가장 적은 광진구 228만5500원보다 70만원 가량 많다. 동대문도 선택적 복지비가 235만2500원 가량으로 자치구 평균 269만5000원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퇴직할 공무원에게 장기근속에 대한 감사표시로 기념품을 선물하거나 퇴직 후 생활에 대비한 자기계발비 명목으로 쓰는 지원금은 서초구가 1인당 643만원으로 가장 많다. 퇴직예정인 공무원 전체를 위한 지원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강남으로 3억7600만원이다.
총액기준 인건비에 이같은 선택적 복지와 식사비 등까지 포함하면 자치구 정규직 공무원 한명에게 1년간 지급하는 금액은 평균 7437만원이다. 상시 출장 공무원에 지급하는 여비까지 포함한 현금성 지원금액은 7700만원까지 늘어난다. 이 연구원은 "자치구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공무원에 대한 이 정도 규모 현금성 지원는 주민반감을 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자치구 재정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사회복지예산이 올해보다 16.2%나 늘어난 탓인데 전체 예산 가운데 사회복지 부문 비중이 절반을 넘는 지역이 13곳으로 과반수를 넘겼다. 노원 61.2%, 강서 60.3% 등이다. 40%를 기준으로 하면 21개까지 늘어난다.
자치구들은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재해 재난 등 급박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책정한 예비비를 대폭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5개 자치구는 예비비 비중이 일반회계 예산액 1%도 안된다. 특히 수입이 지출보다 200억원 가량 부족해 재산을 매입하겠다고 했다가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인 곳도 있었다. 정창수 소장은 "지방 세수 실적이 날로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복지 예산 증가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모든 지방정부에 커다란 압박이 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복지확대가 옳고 또 필요하다면 성역 없는 사회적 논의와 대타협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