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에 뭉칫돈 … 연기금, SRI(사회책임투자) 강화

2015-01-14 11:22:36 게재

국민연금, 6조원 → 11조원 투자확대

S오일 삼성전기 다음카카오 등 우량

노르웨이연금, 한화 풍산 KT&G 배제

'착한기업'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연기금들이 사회책임투자(SRI)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환경, 지배구조 좋은 기업 주식을 갈수록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무기·담배를 생산하거나 인권침해가 심한 기업들은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더라도 투자대상에서 배제한다. 공익성이 강한 연기금이 수익만을 좇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은 국내 연기금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2009년부터 사회적책임투자 규모를 해마다 1조원씩 늘리고 있다. 2016년엔 11조원까지 투자규모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DB대우증권은 13일 보고서에서 "2011년말 기준 글로벌연기금의 사회적투자규모는 13조6000억달러에 달하며 최근들어 사회책임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럽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 비중이 65%로 압도적으로 높고 미국 28%, 일본 제외 아시아 0.5% 수준이다. 유럽국가 중 특히 노르웨이 연기금(GPFG)이 사회책임투자에 적극적이다. 이 나라 재무부는 연기금들이 군수기업, 인권·환경 등에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투자를 금지했을 정도다. 2002년 이후 투자를 배제한 곳은 60여개로 우리나라 기업인 한화, 풍산, KT&G도 끼여 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글로벌연기금들이 사회책임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연기금이 공공적인 성격으로서 수익만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서도 국회입법조사처 등에서 연기금이 사회책임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자체적인 평가시스템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사회적책임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3년말 국민연금 국내주식 위탁운용 규모는 41조원이고 이 가운데 사회책임투자 규모는 15.5%인 6조3000억원 수준이다. 국제적 책임투자 권고 규범인 UN PRI(Principle of Responsible)에 가입한 2009부터 해마다 1조원씩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다. 2016년까지 11조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노 연구원은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사회책임투자(SRI)지수는 아직 부진하지만 내달 국민연금의 SRI 지수개편 추진 등 개선여지가 많다"면서 "증시에서도 SRI 관련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국 기업지배연구원으로부터 지배구조부문 평가 우수한 등급을 받은 S-OIL, 삼성전기, 다음카카오 등이 사회책임투자 우량 종목들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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