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입학금에 대학원 신입생 '이중고'

2015-01-20 13:17:33 게재

기준 없어 '천차만별' 학교가 자의적 책정

대학원들이 자의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입학금을 지나치게 높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립대학 입학금은 최소 5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에 달해 신입생들에게 등록금에 못지않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 알리미에 따르면 일반대학원 입학금은 고려대가 114만7000원(사립)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국립대학인 경남과학기술대는 1만8000원이었다. 두 대학 간 차이는 57배나 됐다. 고려대의 입학금은 같은 사립대학인 한국기술교대(25만7000원)와 비교해도 4.5배나 비쌌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대학원 입학금이 징수 목적이나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학교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현행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4조4항)'에는 '입학금은 학생 입학 시 전액을 징수한다'는 조항만 있다. 이 때문에 각 대학원은 '신입생 학적부 등록 비용' 등의 명목으로 입학금을 걷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입학관련 업무는 사립대와 국·공립대 간에 별반 차이가 없는데도 입학금 액수에서는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교육연구소는 "학부보다 대학원 입학금이 훨씬 비싸 대학원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더욱 가중시고 있다"며 "학부 입학금 폐지 논의와 함께 대학원 입학금도 같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모든 사립대학 대학원들이 50만원 이상의 입학금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고려대 외에도 성균관대, 한국외대, 항공대, 덕성여대, 동국대, 서강대, 상명대, 한양대, 연세대, 인하대, 건국대, 이화여대, 총신대, 금강대, 서울여대의 입학금은 100만원을 넘는다. 이에 반해 국·공립대학 일반대학원 대부분은 10~20만원(24교, 77.4%) 정도의 입학금을 받고 있으며 5개 대학(16.1%)은 10만원 미만이었다.

전문대학원 중에서는 연세대 로스쿨의 입학금이 204만8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중앙대(180만원), 건국대(160만8000원), 한국외대(151만2000원) 로스쿨들이 뒤를 이었다.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금은 성균관대(110만9000원)가 최고액을 기록했다. 한양대(103만원)·인하대(101만7000원)·건국대(101만5000원)·아주대(100만원)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금이 100만원을 넘었다. 특히 조사 대상 사립 전문대학원 115개교 중 59개교(51.5%)의 입학금이 100만원을 넘었다.

이에 반해 국·공립대학은 가장 비싼 인천대 동북아물류전문대학원의 입학금이 59만원에 불과했다. 뒤를 이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이 30만원이었다. 서울교대와 경인교대 교육전문대학원과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금이 20만원 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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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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