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정책 후퇴가 중국 '사드 반발' 불러
"중, 한미일 정보협정 체결로 지역MD 전초기지 의심 가중" … 국방부 동문서답 "미 본토MD와 무관"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은 4일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혀 주목됐다. 중국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을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국방부장의 우려는 사드 무기체계의 요격미사일과 세트를 이루고 있는 X-밴드 레이더 'TPY-2'가 중국 내부 깊숙이까지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정보를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미일 정보공유협정으로 인해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3국의 지역MD 협력이 가속화되자, 한반도가 중국에 대해서도 탄도미사일 탐지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 요격을 지원하는 전초기지로 역할할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드 탐지장비인 X-밴드 레이더는 이지스함에 장착된 SPY-1D 레이더보다 탐지거리가 긴 1000~2000km이며, 보조센서를 운용할 경우 탐지범위가 2500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X-밴드 레이더 파장은 지구 곡면을 효율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우수한 성질을 갖고 있다.
독자적인 KAMD 정책을 고수한 노무현 정부는 패트리어트(PAC) 요격체계의 조기경보레이더로 미국제인 TPY-2 레이더를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탐지거리가 훨씬 짧은 이스라엘제 그린파인레이더 구매로 선회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미국이 백령도에 X-밴드 레이더 설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고위소식통은 "미국이 백령도에 레이더를 설치하자는 제안을 군 정보당국에 했다"면서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거부했다"고 밝혔다. 백령도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코앞에 위치해 있다.
미국이 이처럼 한반도에 레이더 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한국이 동북아 지역MD의 탐지장비 구축에 지리적 잇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MD 구축에 있어 탐지시간 단축은 미사일 요격의 핵심적 선결과제 가운데 하나다.
한미 해군은 2010년 7월에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레이더로 탄도미사일을 추적해 위치정보를 제공, 미 이지스함이 중간단계 요격미사일인 SM-3 미사일을 발사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은 러시아 위협에 대응한 유럽 지역MD의 지휘센터를 독일 람슈타인에 두고, 터키에 탄도미사일 포착 레이더를 설치할 방침이다. 요격은 지중해에 배치된 미국 이지스함과 폴란드, 루마니아의 해상과 지상에서 SM-3로 하게 된다.
국방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가 지역MD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관진 장관 시절부터 "미국 본토MD와 무관하다"는 동문서답식 인식을 갖고 있어, 부실한 정책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과 관계를 고려한 노무현 정부의 KAMD 정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요격무기 국산화정책 부분이 후퇴했다. PAC-3 도입이 동일한 저도고 요격무기 철매-2 성능개량(M-SAM)사업과 비슷한 시기에 중복 시행, 국방예산이 최소 1~2조원 낭비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도 레이더 탐지정보를 연동하는 3국 정보공유협정에 지난해 12월 서명, 한반도가 지역MD의 전초기지로 역할할 것이라는 중국의 우려를 가중시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