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에 사회적경제 꽃피운다"
경기도 '따복공동체'사업 본격화
조례 시행 … 5월 지원센터 설치
관주도·칸막이행정 극복 등 과제
남경필 경기지사의 핵심공약인 '따복공동체' 사업이 본격화된다. 따뜻하고 복된 마을공동체를 일컫는 '따복공동체'를 통해 궁극적으로 마을마다 사회적경제가 뿌리내려 활력과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남 지사의 포부다.
경기도는 지난 3일 '경기도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 만들기 지원에 관한 조례'가 시행됨에 따라 이달 말쯤 '따복공동체지원센터' 위탁운영자 및 지원사업 공모를 거쳐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적으로 이 사업을 관장할 전문관 제도를 도입하고 오는 2018년까지 따복공동체 활동가 3000명을 육성할 방침이다. 또 작은도서관이나 농촌마을활성화사업 등 기존 마을공동체 사업을 따복공동체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고, 경기도교육청과 코레일 등 유관기관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의 마을만들기 사업과 '따복공동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의 융합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따복공동체지원센터' 구성 및 운영계획에 잘 나타난다. 경기도는 서울시처럼 마을만들기 지원조직과 사회적경제 지원조직을 별도로 두지 않고 따복공동체지원센터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만들기활동가와 사회적경제, 복지·환경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돼 마을에 맞는 원스톱 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류인권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단장은 "서울 전북 등을 벤치마킹하고 현장의견을 종합한 결과 지원조직을 통합형을 만들기로 했다"며 "마을공동체가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영역으로 발전하고 사회적경제도 시장이 확대되려면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앞으로 마을계획수립지원, 지역생태계 기반구축, 사례 발굴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경기도 차원의 지원센터는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과 밀착해 사업을 진행하려면 시군마다 지원조직이 필요하다. 도 지원센터는 지역활동가 발굴·양성 및 시군간 네트워크 구축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는 3, 4월 두 달간 31개 시군을 돌며 '따복공동체 대화마당'을 개최한다. 시군 및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따복공동체 발전방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 6일 양평군을 시작으로 9일에는 남양주시 금곡동 마을회관에서 대화마당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주민들은 기존에 남양주시가 추진해온 마을가꾸기사업과 따복공동체의 차이점, 따복공동체 사업의 지원내용 등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경기도의 또 다른 특징은 사회적경제 지원을 위한 금융기관 설립 움직임이다. 남 지사는 사회적경제 분야 지원 위한 인터넷은행 '경기 I-bank'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사회적경제가 발전한 선진국을 벤치마킹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아이뱅크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담보 위주의 기존 은행시스템으로는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 분야의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회적경제 분야의 한 전문가는 "사회적경제가 확대되려면 금융지원이 핵심이지만 우리는 그런 시스템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아이뱅크가 설립된다고 해도 당장은 경험과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사회적경제 당사자들이 자부담, 펀드조성 등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경기도의 따복공동체가 성공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기존의 마을사업이 관주도의 하향식 추진방식이었고 부처별로 따로 따로 추진돼 중복지원 등 문제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류인권 단장은 "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민간 전문가 역량을 키워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낼 것"이라며 "도지사 중심으로 실국장이 참여하는 행정협의회를 통해 칸막기 행정의 문제점도 극복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