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등) “가족끼리 함께해요”

마두도서관 고양기타앙상블과 함께하는 우쿨렐레&기타 강습

2015-05-31 00:00:01 게재

“가족과 함께 악기 배우며 소리와 눈빛으로 소통해요”

대화는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소리를 듣고 같은 음을 연주하며 굳이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만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매주 토요일 오후 가족과 함께 악기를 배우며 마음을 열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마두도서관 우쿨렐레&기타 강습 현장을 찾았다.

서로 얘깃거리 많아지고 공감대 생기는 자리 
토요일 늦은 오후 마두도서관 지하 1층, 아름다운 현악기의 선율이 들려온다. 우쿨렐레를 들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빠와 아들 그리고 엄마와 딸. 여기는 고양기타앙상블과 함께하는 마두도서관 우쿨렐레&기타 강습이 열리는 곳이다. 3월부터 시작해 10명의 가족 5팀씩이 모여 우쿨렐레와 기타 강습을 이미 7차례 받았고 오늘이 드디어 그 마지막 날이다.
익숙하게 연주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간의 수업과 연습으로 참여한 가족들 모두 배운 곡들을 어렵지 않게 연주해낸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얼굴 가득 미소를 담고 연주에 몰두하는 모습에서 그간의 수업이 이들에게 준 선물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수업을 담당한 고양기타앙상블 김성균 단장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함께 하다 보면 서로 얘깃거리도 많이 생기고 약간은 서먹했던 관계도 자연스레 풀어진다”라고 말하며 “요즘 가족 간의 대화가 많이 부족한데 악기를 같이 연주하다 보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소통할 수 있고 가족끼리 쉽게 친밀해질 수 있다”고 전한다. “실제로 싸움이 잦은 부자 사이가 좀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내가 적극 권유해 수업을 들으러온 아빠와 아들 팀이 있어요. 서로 연습하면서 공감대도 쌓고 얘기도 많이 나누다보니 지금은 싸움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웃음)” 김 단장의 말이다. 

가족과 함께 해 서로 의지되고 더 즐거운 강습
우쿨렐레는 ‘톡톡 튀는 벼룩’이라는 뜻의 하와이에서 사용하는 기타와 비슷한 작은 현악기로 네 개의 줄을 손가락으로 퉁겨 연주한다. 강습에 참여한 가족들 모두 이름은 들어 알고 있지만 처음 배우는 상황이었단다. 하지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수업이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감도 생기고 성취감도 느끼게 됐다고.
무엇보다도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배우는 시간이라 서로 의지가 되고 즐거웠다며 입을 모은다. 우쿨렐레 강습은 처음 계이름 연습을 시작으로 ‘곰 세 마리’, ‘작은 별’ 같은 쉬운 곡들을 연주하고 스트로크 연습, 고고 주법, 셔틀 주법 등과 같은 주법 연습 그리고 C, G7, F 코드 등을 배워 좀 더 난이도 있는 곡들을 연습하고 합주나 이중주 연주를 할 수 있게끔 가르친다.
김 단장은 “우쿨렐레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부터, 통기타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배울 것을 권합니다. 처음 접할 때는 두려운 마음이 있지만 누구나 배울 수 있다”며 “특히 중요한 것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좋아서 하는 마음과 연주할 때 정확한 자세로 힘을 빼는 것입니다”라고 전한다.

음악으로 계속 소통하는 가족 되기를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더 여유가 넘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에델바이스’, ‘어버이 은혜’ 등 그간 연습했던 곡들을 차례로 연주하고 상대팀이 연주하는 곡들도 감상한다. 그간 하고 싶었던 얘기를 나누고 선생님의 독주를 들으며 수업시간 즐거웠던 순간들도 떠올려본다.
가족들 모두 처음 배우는 것이라서 모르는 부분은 물어보고 또 알려주며 서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업 받는 8주 동안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아닌 똑같은 ‘학생’이었고 그래서 쉽게 마음을 열고 공감하며 대화를 나눴는지 모른다. 김 단장은 “가족과 함께 이렇게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강좌는 많지 않은데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도 뜻 깊은 시간이었다”라며 “악기를 배우고 싶었지만 그간 여건이 되지 않았던 가족들이 이렇게 도서관에 와서 배운 것을 시작으로 자신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악기를 같이 배운다면 가족 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8주간의 강습은 이제 여기서 끝이 나지만 음악으로 연결된 가족 간의 소통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문의 031-8075-9067(하반기 중 우쿨렐레&기타 강습 실시 예정)

Mini Interview
고양기타앙상블 김성균 단장

“악기를 배우는 수업이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악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음악으로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이죠.”

행신동 김종대·김성수(소만초 4학년 1반) 부자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많이 하는 아내의 권유로 수업을 듣게 됐습니다. 저희 부자가 많이 싸우고 괴롭히거든요.(웃음) 우쿨렐레를 배우며 서로 멜로디와 반주를 넣다 보니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뭔가가 생기더라고요. 많이 친해졌고 집에서도 서로 연습하려고 평일과 주말에 시간을 맞추다 보니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전에는 대화가 주로 억압적이었는데 많이 개선된 것 같아요.”
“아빠와 같이 연습하고 선생님께서 동영상도 찍어주셔서 재미있었어요. 같이 연주할 때 아빠가 틀릴까 봐 조마조마했어요.(웃음)”

정발산동 김상희·김지윤(저동초 2학년 2반) 모녀
“우쿨렐레라는 악기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배울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았는데 집 근처의 도서관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니 반갑더라고요. 처음에는 선생님께 악기를 대여했는데 아이가 재미있다고 해서 악기를 구입했습니다. 같이 연주를 하게 되니까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았습니다.” 

백석동 오지현·손하율(백석초 2학년 1반) 모자 & 최희란·이진우(백석초 2학년 3반) 모자
“아이 아빠가 기타를 잘 쳐서 아이에게도 가르쳐 주고 싶었습니다. 또 부모와 아이가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신청했죠. 기간이 8주라서 많은 것을 배우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악기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지고 아이와 악기를 계속 배우고 싶은 생각이 생겼습니다.”
“짧은 시간이라서 어디 가서 연주할 정도의 실력은 되지 않지만 도서관에 같이 와서 아이와  기타 얘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또 선생님의 멋진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엄마랑 같이 해서 또 제 꿈이 가수인데 꿈을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좋았어요.”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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