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학입시 합격생 인터뷰 - 김잔디 (숙명여자대학교 성악과 1학년)

2015-06-16 08:15:36 게재

실기와 학업 병행해야 하는 예체능 입시,

결국은 멘탈이다!

올해 숙명여대 성악과에 합격한 김잔디 학생. 삼수 끝에 원하던 대학 학과에 진학하면서 새내기로서의 대학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실기는 기본이고 성적까지 관리해야 하는 입시준비과정은 지난하기만 했다고 김 양은 회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예체능 그 중에서 성악과 입시는 목 건강유지, 컨디션 조절 그리고 수능공부까지 어느 하나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김 양이 들려주는 예체능 입시이야기를 들어보자.

고3 말 건강 적신호로 병원 입원,
삼수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예체능 입시의 가장 힘든 점은 실기와 학과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 거에요. 특히 음악 대학은 실기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절대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노래는 며칠만 쉬어도 벌써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든요. 목 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수입니다.”
김 양이 삼수까지 하게 된 이유는 고등학교 3학년 입시가 끝날 무렵부터 몸이 아파 6개월 가까이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몸이 아파 실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불안했다는 김 양이다. 몸이 아픈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중학교때부터 꿈꿔 온 성악가의 꿈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불안이었다. 
“3개월 이상을 병원에 입원했고 이후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쇠약해졌어요. 더 힘든 건 앞날에 대한 걱정이었죠. 공부도 손을 놓은지 오래됐고 실기도 제대로 연습할 상황이 안되니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재수아닌 재수기간을 허망하게 보냈습니다.”

실기 병행하며 독학으로
수능 국어 2등급,영어 1등급 받아 

삼수를 시작한 2014년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한 해다. 입시는 감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양. 꾸준하게 실기 훈련을 하면서 수능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학원의 도움없이 혼자만의 공부로 수능 3~5등급을 받았지만, 대학에서 받아주는 성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실기는 꾸준히 전문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지만 수능 공부는 혼자 계획을 세워서 공부했어요. 늘 불안할 수밖에 없었죠. 주로 정시로 선발하는 음대 입시는 실기 80%에 수능이 20%가 반영돼요. 수능 반영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결국 변별력은 수능성적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김 양은 2015년 수능에서 국어 2등급, 영어 1등급을 받았다. 수능 기본 교재로 개념을 정리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개념을 확실하게 다지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 6월 이후에는 개념을 적용한 문제들을 푸는데 주력했다. 이 때 개념이 어떻게 문제에 활용되는지를 이해하며 개념을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고.

수능 성적 잘 나오자
실기 시험에도 자신감 붙어

작년 수능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과목은 국어. 김 양 역시 1교시부터 국어가 너무 어려워 절망적인 기분으로 시험을 치렀다고. 사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한 것이 순간 후회되기도 했다고 김 양은 회상한다.
“1교시 국어가 끝나고 화장실에서 엄청 울었어요. 또 이렇게 실패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암담했고 순간이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단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하며 추스렸고, 3교시 영어시험지를 받아들었는데, 생각보다 쉽더라고요.”
이렇게 정신없이 수능을 치렀다. 가채점 결과 국어 2등급, 영어 1등급이라는 성적이 나왔다. 국어는 너무 어렵게 출제되어 많은 학생들의 발목을 잡은 과목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4~5등급을 예상했던 국어에서 선전했다는 기쁨이 컸다고 김 양은 말한다.
“수능 성적이 잘 나오자 이후 실기 연습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실기보다는 수능이 늘 마음을 짓눌렀거든요. 수능 성적만으로는 목표 대학 예상 컷을 충분히 받은 듯했어요. 스스로 계획하고 도전하고 성취했다는 뿌듯함을 만끽했습니다.” 

때론 지옥같던 입시과정이
나를 훌쩍 성장시켰다

수능이라는 하나의 큰 고비를 넘었지만 더 큰 고비인 실기시험이 남아있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했다. 실기는 시험 당일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생활관리는 필수적이었다.
“밤 10시 이전에 자고 아침 7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라고 선생님께서 늘 강조하셨어요. 목소리 하나에도 그 사람의 영혼은 물론 몸 상태까지 다 들어 있다고요. 시험은 이태리 3곡, 독일 3곡 총 6곡 중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노래 3곡 중에 한곡을 선택하고, 나머지 한 곡은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추첨해서 봐요. 운이 좋았던지 제가 공들였던 곡이 출제되어 실수없이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이 된 지금, 입시라는 힘든 과정이 자신을 훌쩍 성장시킨 것 같다고 말하는 김 양. 절망에 눈물 흘린 적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한단계 성장하기 위한 통과의례같은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어떤 계열이든 마찬가지지만 특히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무엇보다 멘탈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실기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 안배도 중요합니다. 참, 건강도 꼭 챙겨야 해요. 건강은 수험생활을 전체를 지배하는 힘이니까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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