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서 만나는 고향의 맛 – 이북 지역

소박하고 푸짐한 리북음식 먹고 기운들 내십시다래!

2015-06-19 00:00:01 게재

냉면의 계절이 왔다. 본래 냉면은 이북 지방에서 추운 겨울에 즐기던 음식, 그런데 이 지역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말고도 맛난 음식들이 많다. 이북식 소고기국밥인 온반[溫飯], 소고기 편육을 놋 쟁반에 담아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 평양 향토음식 어복쟁반, 만두, 아바이순대, 가자미식해 등등. 평안도식 만두는 두부와 돼지고기, 삶은 숙주나물을 넣고 큼직하게 빚는 게 특징이다. 아바이순대의 ‘아바이’는 함경도 말로 ‘아버지’란 뜻으로 워낙 돼지 대창이 귀해서 예로부터 아버지한테만 대접했다고 해 붙인 이름이라 한다. 식해(食?)는 절인 생선에 엿기름과 익힌 곡류, 소금 고춧가루 파 마늘 등을 넣어 발효시킨 음식으로 가자미나 명태식해는 함경도 토속음식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소박한 맛을 내는 이북 음식. 우리 지역에도 이러한 이북 음식을 선보이는 곳들이 있다.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이북 음식 전문점 ‘대동관’
 풍동에 위치한 대동관은 3대째 이어오고 있는 평양냉면 전문점으로 냉면 외에도 어복쟁반, 온반, 평안도식 만두, 녹두전 등 다양한 이북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음식점에 딸려있는 방앗간에서 매일 아침 직접 메밀을 갈고 전분을 첨가해 반죽을 만들어 면발을 뽑아낸다. 메밀 면을 삶은 면수는 맛이 강한 서울식 냉면국물과 달리 슴슴한 맛이지만, 은근한 그 맛에 중독돼 단골이 된 손님이 많다고 한다.
 어복쟁반은 둥근 놋 쟁반에 소고기와 쑥갓, 대파, 버섯 등 각종 채소를 담고 맑은 쇠고기 육수를 부어가며 끓여먹는 음식으로 먹는 내내 뜨끈하고 담백한 국물을 즐길 수 있다. 고기를 다 먹은 후 메밀 사리와 만두를 넣어 먹으면 더욱 푸짐히 먹을 수 있다.
 만두와 녹두전을 넣은 이북식 소고기국밥인 온반은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밥은 원하는 만큼 제공한다. 만두는 두부와 숙주나물이 많이 들어가고 돼지살코기와 대파를 넣어 담백하면서도 고소하다. 큼직한 정통 평안도식 만두로 소박하고 푸짐한 평안도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위치 일산동구 백마로 461
문의 031-908-6660(연중무휴)


귀한 꿩 냉면과 꿩 만두 맛볼 수 있는 ‘옥류담’
 호수공원 제2주차장 삼거리에 위치한 옥류담은 대표 이북 음식인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물론 꿩 냉면과 꿩 만두, 꿩 초계탕, 가오리식해, 온면 등 17가지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의 류소라 사장은 평양이 고향인 인척으로부터 각종 이북 음식의 조리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엔 실향민은 물론이고 냉면 마니아인 젊은 층도 많이 찾고 있다.

 

 본래 평양냉면은 꿩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섞어 국물을 만들었으나 지금은 꿩이 귀해 대부분 쇠고기와 사골을 쓰고 있다. 하지만 옥류담에서는 쉽사리 맛보기 어려운 꿩 냉면과 꿩 만두를 맛볼 수 있다. 꿩 냉면은 꿩을 통째로 넣고 삶아 육수를 우려내고 손으로 찢어낸 꿩고기를 고명으로 얹어 낸다. 국물 맛은 소고기 육수보다 감칠맛이 좀 더 나는 게 특징이다. 꿩 만두는 손으로 잘게 찢은 꿩고기와 돼지고기, 숙주나물, 부추, 양파 등으로 소를 만든다. 
 이곳에서는 메밀로 만드는 평양냉면의 면발과 감자 전분을 이용해 만드는 함흥냉면의 면발을 모두 직접 반죽해 뽑아낸다. 또 백김치와 열무김치는 물론 냉면 고명인 무절임까지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든다.
위치 일산동구 호수로 672
문의 031-912-8222(연중무휴)
 

북한에서 내려온 김용씨가 문 연 ‘모란각’
 백석동에 위치한 모란각은 1991년에 탈북해 남한으로 온 김용씨가 문을 연 이북 음식 전문 식당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체인점을 냈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과 대형마트에서도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모란각은 평양냉면 갈비온반 이북왕만두 명태식해 녹두지짐 북한순대 등 20여 가지의 다양한 이북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갈비온반은 한약재를 넣고 오랜 시간 끓여 낸 육수에 찐 갈비를 넣고 다시 한 번 조리해낸다. 전통 온반은 보통 국밥으로 먹지만 모란각에서는 밥과 국을 따로 낸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국내산 생돼지고기와 채소로 만든 소를 꽉 채운 이북왕만두는 이북식 만두의 큼직한 모양과 맛을 살렸다.
 홍어와 명태, 무, 배를 숙성 발효해 만든 명태식해는 새콤달콤한 양념맛과 아삭아삭 씹히는 무의 맛이 잘 어우러지고, 북한 순대는 돼지곱창에 선지와 찹쌀, 갖가지 채소 등 총 16가지 식재료를 넣어 푸짐하다.
위치 일산동구 일산로 16
문의 031-903-1577(연중무휴)


명태식해 얹은 명태회냉면 맛볼 수 있는 ‘신라면옥’
 15년째 중산동에서 손님을 맞고 있는 신라면옥은 함흥냉면 전문점이다. 이곳에서는 명태회냉면과 비빔냉면, 두 종류의 함흥냉면을 맛볼 수 있는데 특히 함흥지방에서 먹는 명태식해를 고명으로 얹은 명태회냉면이 별미다. 매콤 달콤한 명태식해는 약간 쫄깃하면서도 명태살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식감이 면발과 잘 어우러진다.

 

 쫄깃쫄깃한 함흥냉면의 면발은 날마다 고구마 전분을 반죽해 매장 내에서 직접 뽑아낸다. 명태회냉면에 고명인 명태식해 역시 직접 담근 것. 신라호텔 등에서 요리사로 재직했으며 30년 경력을 자랑하는 정기철 사장이 직접 만든다. 명태식해의 조리법은 그가 90년대 중반에 강원도 속초 설악삼성콘도미니엄 조리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만난 함흥이 고향인 실향민에게 배웠다고 한다. 당시 정 사장은 명태식해를 얹은 냉면으로 크게 인기를 끌어 강원도지사로부터 관광 진흥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인정을 받아 표창장도 받은 바 있다.
위치 일산동구 탄중로 431번길 15
문의 031-976-3888(연중무휴)


직접 만드는 아바이순대 맛볼 수 있는 ‘고향옥’
 장항동 호수공원 육교 인근에 위치한 고향옥은 이북식 순대인 아바이순대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아바이순대를 주문하면 아바이토종순대와 김치매운순대, 백순대 등 세 종류의 순대가 함께 나온다.

 

 아바이토종순대는 돼지 창자 속에 선지와 돼지고기, 여러 가지 채소 등 부재료를 넣고 쪄낸 것으로 당면은 아주 조금 넣는다. 선지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개발한 김치매운순대는 선지 대신 김치를 넣어 만든다. 돼지고기가 좀 더 많이 들어가고 청양고추를 넣어 느끼하지 않은 매콤한 맛이 난다. 백순대 역시 선지가 들어가지 않고 돼지고기와 으깬 두부가 많이 들어가 하얀 빛깔을 띤 순대다. 여기에 청양고추와 채소, 그리고 이곳만의 비법 소스가 들어가 고소하고 깔끔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난다.
 이곳의 아바이순대는 국내산 생 돼지고기를 사용해 직접 만들며 그 밖의 모든 식재료도 국내산이다. 비법 고춧가루 양념과 우거지가 많이 들어가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얼큰순대국도 인기다.
위치 일산동구 무궁화로 8-38
문의 031-901-5110(24시간 영업, 연중무휴)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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