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덕에 세계 최고 기술력 확보"
킴스엔지니어링, 발전기터빈축 가공
10년 동안 기술·경영혁신 전수 받아
공장에는 이미 정밀가공을 마쳐 납품을 기다리는 100톤짜리 제품부터 아직 가공 전 새까만 단조(철을 두드려 단단하게 하는 과정) 상태의 120톤짜리도 즐비하다. 이 회사에서 가공하는 로타는 수십톤짜리 대형에서 100톤 이상을 넘는 초대형까지 다양하다. 길이는 보통 7~8미터에서 20미터 가까이 되기도 한다.
로타는 발전터빈의 핵심부품으로 매우 고도한 가공기술로 만들어진다. 만약 미세한 차이만 있어도 고속회전 시 떨림 현상이 발생해 터빈성능을 떨어뜨린다.
로타는 단조를 거친 특수강을 NC선반으로 가공한다. 1차 황삭(가공 소재를 설계도면 형태로 깎아내는 작업)을 한 후 2차로 정밀가공을 마치면 제품이 완성된다.
특히 정밀가공은 한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약간의 흠짐만 나도 많게는 수십억원대의 제품이 쓸모없게 된다.
◆한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기술 확보 = 킴스엔지니어링은 10년째 로타 가공 전문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등 발전설비업체들이 주요 고객이다.
동종 업체 대부분의 수주 물량이 줄었지만 킴스엔지니어링은 야근을 할 정도로 일감이 충분하다. 이는 로타 가공기술에 관한한 최고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과 10년간 협력파트너로 일하면서 두산중공업의 기술지도로 발전터빈축 정밀가공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갖췄다."
김규진 킴스엔지니어링 대표는 회사의 기술력을 '두산중공업과 10년간 상생한 결과'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도 처음엔 가공경험이 부족한 킴스엔지니어링과 거래를 망설였다. 킴스엔지니어링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물량 발주와 함께 기술지원을 했다. 두산중 기술자들이 가공물 설치부터 가공기술까지 세세하게 킴스엔지니어링 기술자들에게 전수했다.
기술력에 믿음이 쌓이자 두산중은 킴스엔지니어링에 물량을 밀어줬다. 한때는 킴스엔지니어링 거래의 80%까지 차지했다.
김 대표는 "두산중은 협력사를 지속적으로 집중 관리하면서도 원가절감이나 대기업식 혁신을 요구하지 않아 편하다"고 말했다.
킴스엔지니어링은 기술지원 외에도 경영혁신 컨설팅을 3년째 진행하고 있다. 비용은 두산중에서 전액 부담했다. 킴스엔지니어링은 기술지원에 경영혁신까지 경영안정을 이뤄내고 있다.
◆원가절감 요구 않고, 성과는 나눠 = 두산중의 상생협력의 핵심은 킴스엔지니어링 지원에서 보듯 '협력사 경쟁력 강화'에 있다.
이는 "협력사 경쟁력은 곧 두산중 경쟁력"이라는 상생협력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두산중이 추진하는 주요 5대 사업은 △전문 컨설팅을 통한 경영혁신 기법 전수 △퇴임 임원이 참여하는 경영자문 △품질 명장이 지도하는 품질개선활동 △협력사 직원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한 협력사 지원 등이다.
이를 위해 두산중은 지금까지 축적해 온 기술 및 생산성 관련 혁신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협력사에 지원하고 있다.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66개사에 66억원을 투입, 생산성 향상과 설계 개선, 종합운영효율 향상 등 선진경영혁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결과 제조원가를 평균 8.9% 낮추고, 설비효율은 17.3% 향상시켰다. 생산시간도 13.4% 이상 단축하는 등 성과를 거두웠다. 두산중은 협력사의 경쟁력 향상으로 얻어지는 수익을 협력사와 공유하고 있다.
협력사 금광테크(주)도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지난해 일체형 원자로헤드 가공 시간을 단축해 공급가를 약 30% 낮췄다. 금광테크는 두산중으로부터 전문화 품목으로 선정받아 3년간 독점공급권을 확보했다.
컨설팅을 담당하는 맥큐스인코포레이티드 지상욱 컨설팅본부장은 "두산중의 상생협력 특징은 협력사에 막연한 비전을 제시하거나 맹목적인 원가절감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달성 가능한 과제와 목표를 설정해 협력사 스스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두산중공업 동반성팀 과장은 "지속적인 혁신과 성과를 위해 협력사 스스로 혁신추진 체계를 구축하고 경쟁력을 높여, 두산중과 함께 수주경쟁력을 높이는 진정한 동반성장 모델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