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 장촌초등학교 미니벼룩시장

돈의 소중함과 가치, 함께 나누는 정까지 배워가요

2015-09-20 09:22:47 게재



지난 토요일, 장성마을 2단지 아파트가 오전부터 떠들썩했습니다. 장촌초등학교(교장 김종각)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벼룩시장을 열었는데요. 지역 주민들까지 함께 한 흥겨운 자리였습니다.

  

학부모가 함께해 의미 있고 풍성했던 자리

 “마법천자문 책은 얼마예요?”
 “한 권에 1000원이요. 돈이 부족하면 깎아드릴게요”
장촌초 미니벼룩시장은 문을 열자마자 학생들의 천국이 되었다. “그동안 갖고 싶었던 물건을 1000원에 득템했다”며 좋아하는 친구들. “벼룩시장이 매일 열렸으면 좋겠다”며 서로 산 물건들을 뽐내기도 한다. 이젠 작아서 못 입는 옷과 신발들, 그간 고이고이 모아 놓았던 딱지들, 쿠키런 마법천자문 등 인기 만화책 등 물건 종류도 가지가지다. 집에서 직접 3대째 길러내고 있는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가지고 나온 친구들도 있다.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자리라 더욱 풍성했다. 의류나 잡화뿐만 아니라 어머니들이 직접 만들어 선보이는 공예작품까지. 아이들뿐만 아니라 함께 마실 나온 주민들의 손에도 어느 새 한 봉지 가득 물건이 꽉 찼다. 판매자로 참여한 친구는 “오늘 생각보다 많이 팔아서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돈을 번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어요. 엄마 아빠 생각도 많이 났고요. 앞으론 장난감 사달라고 많이 조르기 말아야 겠다고 마음먹었죠”라고 전했다.



장촌초 학부모회가 주최, 콘셉은 ‘마을공동체’

 이번 벼룩시장은 장촌초 학부모회가 주최했다. 학부모회에서는 각종 음료수를 비롯해 떡볶이, 어묵 등을 준비해 판매했다.
유인영 학부모회장은 “올해 교육청에서 학부모활동 공모전을 시행했는데 장촌초가 당선돼 지원금도 받게 됐다. 벼룩시장은 학부모회에서 주최하는 연간 활동 중 하나다. 병설유치원생들을 포함해 학모들과 함께하는 자리로 올해는 47명이 신청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벼룩시장의 테마는 ‘마을 공동체’로 삼았다. 아이들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장터다. 특히 학부모회의 먹거리 판매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수익금은 지역 사회에 기부도 할 계획이다. 유인영 학부모회장은 “아이들이 벼룩시장을 통해 물건을 사고팔며 경제관념뿐만 아니라 함께 나누는 문화, 공동체 의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장촌초 학부모회에서는 시즌별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다음 달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심학산 둘레길 걷기’도 주최할 예정이다.

mini interview
▶서예림양, 어머니 김연희 씨

“엄마랑 함께 벼룩시장에 참여하니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젠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필요한 누군가에게 팔 수 있으니 뿌듯해요”(서예림 양)
“보통은 아이들이 갖고 싶은 물건을 사달라고 조르기만 하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서 돈의 소중함과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같은 학교 친구들도 함께 하는 자리라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요”(김연희 씨)

▶변정현 군, 어머니 설민옥 씨

“다른 친구들이 가져온 물건도 구경하고 제 물건도 팔아보는 재미가 있어요. 친척에게 선물 할 장수풍뎅이 애벌레도 2마리 구입했어요. 제가 직접 만든 책도 함께 선보였던 오늘이에요”(변정현 군)
“지난해에도 판매자로 참여했었는데 장촌초에 병설유치원이 생기면서 벼룩시장의 참여율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들도 손수 만든 공예품이나 물건들을 가지고 나오기도 해요. 저도 제가 만든 인형들을 갖고 나왔어요. 경제관념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가운데 인심을 베푸는 모습이 흐믓해요”(설민옥 씨)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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