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비판한 교수 파면은 위법"
2015-10-19 12:20:15 게재
서울행정법원, 상지대 교수 손들어줘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판사)는 학교법인 상지학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교수 정모씨의 파면을 정직 처분으로 변경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상지대학교를 설립·운영해온 상지학원은 정씨가 언론매체에 상지대에 관한 비방 글을 게재해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6년간 모 업체의 대표이사로 재직해 교원의 겸직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파면했다.
정씨는 이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교원소청심사위는 겸직 금지 규정 위반만 징계 사유로 인정되며 징계 양정이 지나쳐 위법하다는 이유로 파면을 정직 1개월로 변경했다. 하지만 상지학원은 정씨가 학교를 비방하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행정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정씨가 언론 기고 및 인터뷰를 통해 한 발언은 그 내용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진실에 부합하고 일부 사실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수 있다"며 징계 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옛 재단이 학교구성원과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복귀해 학내 분규와 갈등을 일으킨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어서 발언의 주요 동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번째 징계사유인 겸직 금지 위반의 내용과 정도를 보면 파면 처분이 지나치다고 판단한 교원소청심사위 결정이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상지대 구성원들에 따르면 이 외에도 김문기씨 총장 복귀 후 결정된 징계처분들이 잇따라 법원, 소청위, 노동위에 의해 모두 취소되었다.지난 2014년 12월 18일 전현직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에게 내려진 무기정학 징계의 경우 지난 5월 1심에서 징계 무효로 결정되었다. 2015년 3월 산학협력단 직원 2명에 대한 내려진 해임 조치는 지난 6월 지방노동위원회 결정을 거쳐 9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해임을 취소하고 복직 및 급여지급 조치를 취하라고 결정됐다. 또 방정균·공제욱·박병섭 교수에 대한 파면 및 우영균 교수에 대한 정직 1개월 징계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모두 취소됐다.
학생, 교수, 교직원으로 구성된 상지대비상대책위원회는 "상지대 구성원에 대한 무차별적인 징계가 불법적인 것으로 줄줄이 판결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문기 구재단이 장악한 이사회는 구성원에 대한 징계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강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파면 해임이 취소된 사건에 대하여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며 "특히 무기정학이 취소된 학생 대표에 대해서는 징계 중지와 동시에 재징계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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