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천안 마실 해피데이 - 밥 한 끼가 전하는 커다란 힘

“꿈을 키우는 아이들에겐 이 공간이 보물입니다”

2015-10-26 00:49:06 게재

천안사립작은도서관연합회, 11월 7일 신방도서관에서 ‘제1회 작은도서관의 날’ 개최

숟가락 반상 ‘마실’이 당일매출의 50%를 기부하는 ‘마실 해피데이’를 11월 2일(월) 진행한다. 마실 박노진 대표는 기부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생활 속의 기부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하며 마실 해피데이를 8년째 지속하고 있다.
천안아산내일신문은 천안NGO센터와 함께 기부문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마실이 진행하는 해피데이 선정단체를 소개한다. 이번 선정단체는 천안사립작은도서관연합회다. <편집자주>

작은 도서관은 살아 있었다. 마을마다 자리한 작은도서관은 아이들의 책놀이터로,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새근새근 숨 쉬고 있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책 읽는 마을을 만들고, 책 읽는 아이들을 키우고파 애쓰는 봉사자들의 노고가 빛난다. 올해 그들은 그 결실을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1월 7일 오후 3시 신방도서관에서 ‘제1회 작은도서관의 날’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천안사립작은도서관연합회 김성미(59) 회장을 만나 작은도서관의 성장기를 들어보았다.

-. 모바일 인터넷 SNS에서 무한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데 꼭 책을 읽어야 할까

아무리 모바일 인터넷 SNS 등의 위력이 크다 해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크게 남는다.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는 지혜도 책 속에 들어있다.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은 책을 보는 안목도 생긴다. 자신이 책을 잘 모르면 책을 잘 아는 사람 옆에서 배워야 한다.
또한 아이가 공부를 잘하길 원한다면 책을 읽혀라.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스스로 행복을 찾아갈 줄 안다.

-. 작은도서관은 왜 필요한가

책을 안 보는 사람은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더 책을 안 본다. 책을 가까이 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부터 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엎어지면 코 닿을 데 도서관이 있어야 누구나 책을 쉽게 자주 접할 수 있다. 작은도서관은 우리네 삶 속에서 소통의 공간으로 살아가는 또 하나의 소중한 이웃이다.

-. 천안에서 작은도서관이 활성화된 계기는

2010년 천안아산내일신문이 천안KYC와 ‘작은도서관이 활짝 열렸습니다’를 공동기획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취지에 공감한 많은 이들이 수천 권의 도서를 후원했고 작은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후원금을 모아 작은도서관이 활성화되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만 5년이 지난 올해 작은도서관은 아산시 72개소, 천안시 동남구 28개소 서북구 28개소로 총 128개소에 이른다.


-. 작은도서관이 하는 일은

매주 일정시간 도서관을 개방하고 도서 대출을 실시하는 것은 공공도서관과 같다. 연극동아리, 독서토론, 만들기 모임, 공예, 토요 방과후활동, 벼룩시장, 와글와글 놀이터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우에 따라 아이돌보미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작은도서관은 아이들이 목적 없이 거리로 나가기보다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는 활동에 관심을 갖게 한다. 책을 매개로 한 동네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한다.
천안 내 약 13곳은 VMS자원봉사활동처로 등록돼 있어 학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자원봉사를 신청한 아이들은 이곳에서 제대로 된 글쓰기 교육을 받고 가기도 한다.

-. 도서관 운영은 어떻게 하나

주택법에는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아파트) 내 작은도서관(문고)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으나 기업 단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개설 운영하는 비영리 문화시설이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 운영상 어려운 점은

어려운 점이 많다. 작은도서관에 대한 정부지원이라곤 연 1회 도서구입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로 소폭의 지원이 있을 뿐이다. 이것도 한 해에 10개소 미만만 가능해 지원받지 못한 채 해를 보내는 작은도서관이 많다.
또한 아파트에 따라 빈부차가 심하다. 아파트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경우 전문사서에 의해 넉넉한 운영이 가능하기도 하나 대체로 뜻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서로서로 기대며 지켜오고 있다.
운영비를 확보하기란 녹록치 않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파트의 경우 자원봉사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지속적으로 운영되긴 힘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때 마침 마실 해피데이 후원을 받게 돼서 정말 기뻤다.


-. 작은도서관의 날을 개최할 정도로 잘 달려온 것 같은데

처음 개최하는 작은도서관의 날이다. 뿌듯하다. 11월 7일 오후 3시 신방도서관에서 개최한다. 북콘서트를 시작으로 시 낭송, 악기 공연, 연극 공연, 독서감상문 작품 전시 등 그동안 작은도서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다. 각 도서관에서 1작품 이상씩 내고 시상도 할 거다.
우리로서는 매우 큰 행사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자라난 실력과 우리만의 커뮤니케이션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 같다. 기대되고 설레고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자랑스럽다.


-. 무엇이 필요한가

사실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것은 많다. 기본적인 운영비는 늘 부족하다. 사서자원봉사자도 필요하고 아이들이 읽을 표지 빳빳한 신간도서도 양껏 사주고 싶다.
이번에 받는 후원금은 작은도서관의 날 행사 개최에 필요한 비용으로 쓸 예정이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우리 모두가 모여 처음 만든 뜻 깊은 행사이기 때문이다.


-. 마실 해피데이 행사는 언제인가

후원금을 마련할 해피데이 행사는 11월 2일 마실에서 진행한다. 마실에서 맛있는 밥 한 끼 먹는 일이 작은도서관에는 크나큰 힘이 되어 돌아온다. 따뜻함을 나누는 사람들 덕분에 작은도서관이 무너지지 않고 더욱 잘 자랐으면 좋겠다.
마실에서 매출의 50%나 기부해주어 정말 고맙다. 11월 2일 많은 분들이 마실의 맛난 음식을 드시길 바라고, 이날 마실을 찾는 모든 이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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