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앞 알려 주고 싶은 분식집

얘들아! 우리 방과 후 ‘거기’서 만나자

2015-11-01 16:56:33 게재

방과 후 왁자지껄 아이들이 모여들고 자리를 찾아 줄을 서는 분식점은 정해져 있다. 엄마손 맛처럼 맛있는 음식맛과 학생들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저렴한 가격, 학교에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어야 하고 자리도 편안해야 하는 등 모든 기준을 만족하는 학생들의 소문난 아지트를 찾아보았다.

추억의 다락방이 있는 분식집
덕원여고 앞 ‘목동분식'

‘목동분식’을 목동에서 찾으려면 절대 찾을 수 없다. 목동분식은 발산동 송화시장 옆 덕원여고 앞에 위치해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학부모가 돼 자녀 손을 붙잡고 또 찾아올 정도로 목동분식은 십 수 년 한자리를 지키고 학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분식집으로는 특이하게 다락 공간이 있어 천장이 낮고 자리도 좁지만 아래층을 내려다보면서 떡볶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음식이 다 되면 1층에서 바로 다락자리로 건네받는 재미도 목동분식에서만 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오랜 역사만큼 떡볶이의 맛은 모두가 엄지를 치켜 올릴 만큼의 어머니 손맛 그대로다.
가게 안 테이블 위마다 올라와 있는 프라이팬에는 수북하게 떡볶이와 라면, 어묵, 계란 등의 사리가 올라가 있다. 하지만 주머니 걱정은 하지 마시라. 떡볶이가 1인분에 2,500원으로 수북하고 배부르게 먹어도 부담이 가지 않는다. 목동분식의 즉석떡볶이 맛은 매콤하고 삼삼하다. 하지만 맛의 진가가 나타나는 것은 넉넉했던 국물이 줄고 거기에 밥을 비벼먹을 때다. 옆에 있던 친구가 슬쩍 학원에 가버려도 모를 정도의 맛으로.

위치  강서구 발산 1동 720
휴무  일요일(현금만 가능)
문의  (02)2662-4180


크로켓도 먹고 남도 도울 수 있어요
명덕고 앞  ‘몬스터 고떡’

대부분의 학교 앞 분식집들이 떡볶이, 어묵, 김밥. 만두, 라면 등 다양한 분식 메뉴들을 펼쳐 놓는 것과 달리 ‘몬스터 고떡’은 별의별 맛의 크로켓를 맛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빨간색 가게 입구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고 실내에 들어서면 나무와 까만색과 빨간색만 보이는 모던한 인테리어가 깔끔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카레 크로켓은 기본 맛에 충실하고 매운 참치 크로켓도 기름기를 잡아주는 매콤한 맛으로 인기다. 호두 단팥 크로켓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르신이나 아이들 영양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모두 수제로 만들고 있어 깔끔하고 속이 꽉 차 있다. ‘몬스터 고떡’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리내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인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미리 음식 값을 지불하면 다른 누군가가 그 금액만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운동이다. 근처 학교 학생들의 다문화가정을 위해서나 친구를 위해 이름 모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미리내 운동’이 이어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생겼다. ‘몬스터 고떡’에서는 고소한 크로켓의 맛만큼 이웃 사랑의 향기도 솔솔 풍긴다.

위치  강서구 내발산동 678
문의  070-7638-5656


터질 것 같은 크기의 주먹밥 맛보세요
강서고 앞 ‘깜장 김밥&주먹밥’

‘깜장 김밥&주먹밥’에서 주목받는 메뉴는 주먹밥이다. 깜장 주먹밥은 가격대에 따라 주먹밥의 크기가 달라 자신이 먹고 싶은 양만큼을 남기지 않고 제대로 시켜먹을 수 있어 좋다. 가격대도 1,000원, 1,500원, 2,000원 등 세 가지 가격대로 나눠서 주문할 수 있다.
1,000원짜리라고 주먹밥의 양을 무시하면 안 된다. 가격과 크기를 고른 후 원하는 맛도 두 가지 조합을 할 수 있어 내가 직접 주먹밥을 만들어 먹는 것처럼 재미가 있다. 주먹밥이 만들어지면 김 가루를 가득 묻혀줘 ‘깜장’ 색이 되면 고소함도 두 배가 된다. 주방도 오픈돼 있어 내가 주문한 주먹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어 믿음직하다. 한 공기 꽉 차게 주먹밥을 담아 셀프로 가져온 김치, 단무지, 국물과 함께 먹으면 돌도 씹어 먹을 남학생들의 한 끼 식사로도 거뜬하다. 졸업을 하고도 못 잊어 주먹밥을 찾는 사람들과 방과 후 강서고 학생들로 늘 북새통이지만 후한 인심은 변함이 없다.

위치  양천구 목4동 767-10
문의  02-2654-9747


40년 전통의 손맛
진명여고 앞  ‘진미 즉석 해물야채떡볶이’

‘진미 즉석 해물야채떡볶이’의 메뉴판을 읽다보면 숨이 차다. 마치 유명 레스토랑의 코스요리처럼 메인으로 밀떡이냐 쌀떡이냐를 고르고 난 후 다시 사리로 무엇을 추가할 것인가로 테이블마다 설전이 벌어진다.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쫄면부터 순대, 야채, 치즈 떡, 계란, 김말이, 야끼만두까지 추가해 먹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수북하게 떡과 양념 사리를 얹어 가져온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나면 면부터 후루룩 먹기 시작한다. 양념의 맛이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아 계란이나 만두를 계속 찍어 먹기 좋다. 양도 많아 배가 차오르지만 볶음밥도 포기할 수 없다. 볶음밥도 치즈볶음밥이나 알 볶음밥 등으로 선택할 수 있어 즐거운 고민이 이어진다. 오랜 역사만큼 늘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여고 앞이다 보니 여학생들의 즐거운 수다가 이어지지만 한참을 먹어도 가격 부담이 크지 않아 즐거운 웃음만 난다. 

위치 양천구 신정동 1006-3
문의  (02)2645-5222

박선 리포터 ninano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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