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치 1개 대대는 '헬파이어' 못단다
'탱크 잡는 미사일' 없어 … 공대공미사일도 '다이어트' 구매
내년부터 육군에 배치되기 시작하는 '탱크 킬러' 아파치 가디언(AH-64E)이 탱크 잡는 헬파이어 미사일(AGM-114) 부족으로 2개 대대 가운데 1개 대대에만 무장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공대공 미사일까지 구매량을 줄이는 '다이어트' 구매를 했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3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보잉사에서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육군에 인도되는 대형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의 출고식을 가졌다. 육군은 아파치 가디언 36대를 1조8000여억원에 구입, 2개 대대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아파치 가디언은 공대지 미사일 헬파이어 16기를 한꺼번에 무장, 최대 8km 거리에서 롱보우 레이더로 탐지된 적의 탱크를 정밀 타격할 수 있어 '탱크 킬러'라고 불린다. 공대공 미사일 스팅어도 4발을 동시에 장착, 적의 헬기나 전투기를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방사청은 대형공격헬기 구매사업을 추진하면서 헬파이어 미사일을 고작 288발만 구입, 사업비를 줄이는 '다이어트' 구매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개 대대 규모인 18대의 아파치 가디언에 대해서만 16발씩 무장할 수 있는 분량이다.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도 60발만 구입하는 것으로 미 정부와 계약했다. 4발씩 장착할 수 있는 아파치 가디언 36대에 2발씩도 못다는 수량이다. 롱보우 레이더도 당초 공격헬기 3대당 1개에서 6대당 1개로 작전개념을 완화, 축소해서 구매했다.
방사청은 2011년 사업추진전략 수립단계에서 대형공격헬기의 항공탄약비를 3756억원 책정했으나, 그뒤 1100억원 정도 구매하는 것으로 사업비를 대폭 줄였다. 총사업비의 15%에 해당하는 2700억원 가까이 축소한 것이다.
국회 국방위의 '2012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육군 공격헬기 표준 전투예비량'에 근거해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의 구매수량을 결정, 항공탄약비 3756억원 등 1조8422억원의 총사업비를 산출했다.
방사청은 이에 대해 "탄약비 일부를 지원장비와 동시조달 수리부속품(CSP)으로 전환했다"면서 "미 육군이 헬파이어 미사일을 대체할 계획을 갖고 있고, 미사일 유효기간이 10년이어서 순차적으로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40대를 구매하는 차기전투기(F-X) 1차사업 때도 슬램-ER 공대지 미사일을 F-15K에 1발씩만 달 수 있는 물량을 구매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