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엘니뇨로 42년만의 따뜻한 겨울

2016-01-05 11:28:55 게재

지난해 12월 평균 3.5℃

1973년 이래 가장 높아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추운 겨울이 실종됐다.

지난해 12월 한반도 평균기온은 기상 관측망을 확충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42년 만에 최고 따뜻한 겨울이 온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온 역시 역대 2위를 기록하는 등 당분간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봄 같은 겨울이 계속되고 있는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에 개나리가 활짝 폈다. 창원=연합뉴스 오태인 기자

기상청은 '2015년 12월 기상 특성' 분석 자료를 4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13.8도로 평년(30년 평균)보다 0.9도 높았다. 기상청은 대륙고기압의 발달이 평년보다 약했던 가운데,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어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초겨울인 11월과 12월만 보면 이상고온 현상은 심화된다.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은 3.5도로 평년보다 2.0도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평균기온은 10.1도로 평년보다 2.5도 높았다.

기상청은 이러한 겨울 이상고온의 원인을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의 영향으로 판단했다. 엘니뇨 발생 구역은 북미와 남미 등지와 가까운 중부·동부 태평양이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 대한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북미나 남미보다는 덜하지만, 올겨울 엘니뇨의 영향으로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번 엘니뇨는 평소보다 강력한 '슈퍼 엘니뇨'로 불린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0.5도 올라가는 현상이다. 온도가 2.5도 이상 높아지면 슈퍼 엘니뇨로 분류한다.

통상적으로 겨울철에는 북쪽의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되면서 추워진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필리핀 해 부근에 형성된 고기압성 흐름으로 인해 따뜻한 남풍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유입되어 평년보다 따뜻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주변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 남해상이나 남부 지역으로 따뜻한 공기를 품은 저기압이 계속 지나가 기온이 높고 비도 자주 오는 형태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은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의 '3개월 전망' 자료에 따르면 1월 기온은 평년(영하 1도)보다 높겠고, 2∼3월 기온은 평년(2월 1.1도, 3월 5.9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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