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 ‘황금손’ - 정발산동 김은주씨

홈 스타일링, 질리지 않는 나만의 스타일 찾는 게 중요해!

2016-04-10 01:17:43 게재

‘홈 인테리어’에 지금처럼 열정적이었던 적이 있을까. SNS에 직접 꾸민 인테리어 사진을 올리고,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개성 넘치는 감성은 아파트라는 획일적인 공간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었고, 카페인지, 호텔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고급스러워졌다. 우리 이웃에도 ‘집 꾸미기’에 특별한 재주를 가진 이가 있다. 그는 평범한 주부에서 파워블로거, 홈 스타일 디자이너 ‘은지’라는 닉네임을 가진 김은주씨이다. 그의 작업실 ‘은지의 홈스타일’에서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셀프 인테리어, 신세계에 빠지다
김은주(45)씨는 10년 전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시어른을 모시는 며느리로, 오로지 집에만 있어야 했던 그에겐 마치 처음 만나는 ‘신세계’와 같았다.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결혼을 앞둔 올케가 신혼가구를 대신 받아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올케가 산 새하얀 까사미아 가구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그 생소한 가구가 너무 예쁘고 부러워서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니까요(웃음).”
셀프 인테리어는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올케를 무작정 따라했다. 시작은 가구 리폼. 둘이서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재활용 가구를 주워오고, 밤새 칠을 해 새 단장을 했다. 자신감이 조금 붙고 나서는 큰 돈 주고 산 소파도 과감히 리폼을 했다. 쓱싹쓱싹 칠을 하고 러블리 한 패브릭을 입히니 수입 소파가 부럽지 않았다.
“리폼을 한 건지, 새로 산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게 제 스타일이에요. 이것저것 궁리를 좀 오래하는 편이죠.”
본격적으로 집안 꾸미기에 나선 건 7년 전이다. 집주인의 일방적인 통보로 떠밀리듯 ‘내 집 마련’을 하면서부터 집안 구석구석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싱크대부터 바닥, 화장실까지 그동안 미뤄두었던 모든 것들을 마음껏 시도했다.

   
대표 작품 : 거울 선반, 에어컨 갤러리 장 & 가창, 화장실 리폼, 베란다 정원

‘은지 가구’, ‘은지 패브릭’, 나만의 스타일 완성!
그는 컨트리, 프로방스, 화이트, 앤티크까지 여러 콘셉트들을 두루 거쳤다. 유일하게 질리지 않는 게 인테리어라서 매 시즌마다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 동안의 모습은 블로그에 차곡차곡 모았다. 그러다보니 블로그를 시작한지 3년 만에 파워블로거가 됐고, 지금은 구독자가 무려 6,000명이 넘는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인데, 블로그는 정말 생소했어요. 이게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하여튼 큰 즐거움이었어요.”
그의 대표작품은 가창, 싱크대, 에어컨 갤러리 장, 거울 선반, 화장실 리폼이다. 특히 화장실은 천장을 히노끼로 하고, 수전을 직접 칠해서 조립을 했다. 수건장도 손수 만들었다. 모두 네이버 인테리어 메인에 여러 번 소개된바 있다.
이후 여러 업체에서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솜씨를 인정받았다. 그러면서 그만의 스타일도 완성했다. ‘은지가구’, ‘은지 패브릭’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생겨나면서 지금은 돈까지 버는 일이 됐다. “어디서 샀냐고, 제발 팔라고 하는 이웃들이 많았어요. 하나둘 만들어 팔다보니 지금은 일이 됐어요. 처음엔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는데요. 시행착오를 거치다보니 제 방식을 찾아가고 있어요.”

 
부엌 가구 리폼

홈스타일 디자이너 ‘은지’
현재 그는 홈스타일 디자이너 ‘은지’로 불린다. ‘은지의 홈스타일’이라는 작은 작업실도 만들었다. 그가 하는 홈 스타일링은 혼자서 집을 꾸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고객이 콘셉트를 제시하면 그에 맞는 소품이나 패브릭(커튼, 침구), 가구를 찾아준다. 가구나 패브릭은 직접 제작해주기도 하고, 잘하는 블로거를 섭외해서 의뢰하기도 한다.
“제가 다 만드는 게 아니라 각 분야마다 가장 잘하는 블로거를 찾아내서 맡겨요.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블로그 이웃들이 협력업체인 셈이죠. 다들 집에서 아이 키우면서 열심히 사는 주부들이라 내 집 꾸미듯 꼼꼼하게 만들어줘요.”
어느새 홈 스타일링을 시작한지 1년 반, 요즘 그는 봄 인테리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예쁜 집에 어울리는 옷부터 가구, 소품, 패브릭, 홈 가드닝까지 최신 정보를 세팅하고 있다. “요즘 TV ‘집방’의 영향으로 가구 재활용 쓰레기가 엄청 늘었다고 해요. 새로 사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내 스타일을 찾기 바라요. 색의 조화만 이뤄내면 어떤 콘셉트도 잘 섞여서 어울리거든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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