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4는 '먹통폰', 피해자 잇따라

2016-08-24 11:06:29 게재

메인보드 불량이 원인

부품도 없어 A/S '엉망'

카메라 성능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지난해 여름부터 LG G4 스마트폰을 사용해온 정 모씨.

정씨는 최근 스마트폰 메인보드를 두 번이나 교체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 6월초 휴대폰이 사용중에 갑자기 먹통이 되더니 켜지지 않는 일이 발생한 것.

부랴부랴 애프터서비스(AS)센터를 찾아가 5시간 긴 수리 끝에 휴대폰을 고쳤다. 하지만 휴대폰을 수리한지 한 달도 안 돼 가입자식별칩(유심)을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 또 다시 메인보드를 교체했다.

정씨는 "휴대폰을 특별한 환경에서 사용한 것도 아닌데 한달 만에 두 번이나 메인보드에 문제가 생긴다면 휴대폰 제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휴대폰 고장으로 인한 업무피해와 시간적 손해에 대해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사 기자인 박 모(여)씨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지난 19일 LG G4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갑자기 검색창이 정지하더니 부팅이 안되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는 급히 찾아간 AS센터에서 더 크게 벌어졌다.

AS센터로부터 메인보드를 교체해야 하는데 부품이 없어 일주일 걸린다는 얘기를 들은 것. '급하게 쓸 수 있는 대체폰을 줄 수 있냐'는 질문에는 단칼에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황당했지만 당장 취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문제제기도 제대로 못한 채 유심만 뽑아와 예전에 쓰던 폰에 장착해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정씨와 박씨 같은 피해자들의 하소연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해외 출장중에 휴대폰이 안 켜져 바이어들에게 연락을 하지 못해 큰 낭패를 봤다", "신혼여행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다 날렸다" 등 다양한 피해사례들이 있다.

LG G4 메인보드 불량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지난해 상반기 G4 출시 이후 계속 제기돼 온 문제다.

인터넷 검색창에 LG G4를 넣으면 '무한 부팅'이라는 단어가 연관 검색어로 나올 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G4가 출시된 해외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나타났다.

LG전자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메인보드 불량에 따른 고장에 대해선 공식 AS기간인 1년이 지나도 무상으로 교체해 준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무상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데이터 백업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LG G4 불량이 일반적인 휴대폰 불량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휴대폰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G4 전작인 G3 사용자들 가운데서도 갑작스런 휴대폰 기능 정지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기능이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불량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LG G4의 경우에는 그 빈도가 많아 제조과정의 문제점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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