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활력을 주자│③ 중소기업계약학과

기업, 기술인력 확보 … 근로자, 학위취득

2016-09-13 09:37:39 게재

근로자·기업·주관대학 윈윈

53개 대학에 65개 학과 운영

'주경야독'(晝耕夜讀)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바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공부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고학력을 갖춰 가난을 벗어나려 했던 60~80년대와는 달리 요즘엔 자기계발을 위해 주경야독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도 직원들의 능력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한다.

대기업과 달리 기술인력에 목말라 있는 중소기업은 직원의 자기계발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 기술인력 확보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계약학과'도 '주경야독'으로 중소기업 인재를 양성하는 지원정책 중 하나다.

조정현(가운데) 에스지서보 대표가 직원들과 학업과 업무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


'중소기업 계약학과'는 선(先)취업-후(後)진학을 기반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안정적인 기술인력 확보와 재직자의 기술능력 향상을 위해 2010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김 차장이 박사과정 밟다 = 경남 창원의 유압기기 전문업체 에스지서보의 김기훈 차장도 '주경야독'하며 미래를 만들고 있다.

에스지서보에 입사한 지 7년째인 김 차장은 2013년 경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올해 2월 석사를 졸업한 그는 곧바로 경상대에서 박사과정(융합기계공학과)을 시작했다.

30대 중반인 김 차장이 직장을 다니며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밟을 수 있는 것은 '중소기업계약학과' 덕분이다. 그는 경상대에서 매주 화요일(오후 7시)과 토요일(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50분) 두차례 경상대에서 수업을 받는다.

김 차장이 박사과정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회사 문화와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2년에 설립된 에스지서보는 유압밸브 유압모터 감속기 등 유압기기 전문중소기업으로 인력양성에 관심이 많다. 회사는 2013년부터 '중소기업계약학과'에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보내왔다.

김 차장도 계약학과를 다닌 회사 선배들의 조언으로 석사과정 입학을 결심했다. 지금까지 김 차장을 포함한 3명이 경상대 계약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현재 3명이 재학 중이다.

기술인력 육성 등의 영향으로 회사는 96억원(2013년)이던 매출이 143억원(2015년)으로 뛰었다.

김 차장은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석사논문 심사를 통과하고 졸업장을 받았을 때 이룰 수 없이 기뻤다"면서 "무엇보다 회사의 핵심인력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회사에서 인정받을 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힘들지만 학교가는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공부한 이후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고, 모든 문제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에 자신도 놀란다"고 덧붙였다.

"회사 핵심인력으로 성장" = 계약학과는 근로자-중소·중견기업-주관대학 3자가 협약을 맺고, 대학은 재직자를 위한 별도의 학위과정을 운영한다. 근로자는 재직 중에 그 학위과정을 이수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기술인력 확보와 재직자의 전문 기술역량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3자가 모두 윈윈하는 셈이다.

'계약학과'는 채용조건형과 재교육형, 재교육형 동시채용으로 구분된다. '재교육형'은 중소·중견기업 재직 근로자의 재교육을 위해 2년 동안 주말 또는 야간 과정으로 운영하고, 참여자격은 해당 기업에 6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이다.

재교육형 동시채용형은 재교육형 근로자가 최초 학기 개시와 동시에 중소?중견기업에 신규 채용되는 경우로 학비 전액을 지원한다.

채용조건형은 핵심인재 유입을 위해 기업이 '학위지원 계약 체결'을 전제로 인재를 채용하고, 대학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해당학위 졸업 후 해당기업에 의무 근무하는 경우로 학비를 전액 지원한다.

중기청은 올해 53개 주관대학 65개 계약학과 운영과 필요한 경비와 참여 학생의 등록금, 학과운영비 등 총 103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공동기획 : 중소기업청·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에 활력을 주자' 연재기사]
- ① 기술사관육성사업│ 특성화고-전문대 연계, 전문인력 양성 2016-09-09
- ② 정책자금│ "중소기업 성장에 꼭 필요한 마중물" 2016-09-12
- ③ 중소기업계약학과│ 기업, 기술인력 확보 … 근로자, 학위취득 2016-09-13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김형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