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화력6호기, 미세먼지 유발물질 배출량 1위
경남지역 전체 배출량 33%
폐지전까지 적극적 대책없어
경남 지역에 있는 삼천포화력발전소(6호기)의 미세먼지 유발물질 단위배출량이 전국 최다(2015년 기준)임에도 불구, 수명종료 시점인 2020년 폐지 때까지 방치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화력발전소 14기가 밀집돼 경남 지역의 미세먼지 유발물질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삼천포화력발전소 5, 6호기는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탈황, 탈질 설비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오염물질 저감 위한 탈황·탈질 설비도 없어 =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우원식(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구을) 의원은 전국 53기 석탄화력발전소들의 지난해 미세먼지 유발 물질 배출량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남동발전의 삼천포화력 6호기가 내뿜는 미세먼지 단위배출량은 1.75kg/MWh로 가장 많았다. 이는 가장 낮은 단위배출량을 나타낸 영흥화력 6호기(0.13kg/MWh)보다 무려 13.5배 높은 수치다. 또한 삼천포화력 5호기는 약 7170t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원식 의원은 "삼천포화력 5, 6호기의 경우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탈황, 탈질 설비조차 설치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정부는 지난 6~7월 합동으로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과 후속 세부계획에서도 수명종료 시점인 2020년 폐지시까지 적극적인 대책 수립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석탄 연소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유발 물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처리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연간 발전량을 미세먼지유발 물질배출량(총먼지(TSP),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으로 나누어 단위배출량(kg/MWh)을 구해 전국 53기 석탄화력발전기를 비교 분석했다. 발전기별 연간 발전량은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시스템 자료를 활용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출받은 굴뚝 원격감시체계(TMS)로 측정된 총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을 더한 값을 사용했다. 총먼지란 발생 즉시 침강하는 70㎛이상의 먼지를 제외한 70㎛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전국 평균보다 3배이상 높아 = 더 큰 문제는 지역 집중성이다. 석탄발전소 26기가 밀집해 있는 충남지역의 경우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유발물질 배출량 17만3684t의 54%인 9만3901t이 뿜어져 나왔다. 화력발전소 14기가 밀집한 경남지역의 미세먼지 유발물질 배출량은 5만7713t으로 전체 배출량의 33%를 차지했다.
우 의원은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중 미세먼지유발 물질배출량 분석에 활용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총먼지의 지역별 배출량과 석탄화력발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유발 물질배출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충남지역의 배출량은 27만6272t 중 34%인 9만3901t이, 경남지역은 14만7925t 중 39%인 5만7714t이 석탄화력발전에서 뿜어져 나왔다"며 "이는 전국 평균 10%의 3배가 넘는 것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집중에 따른 대기질 문제가 지역적으로 심각한 현실을 반영한 수치다"라고 말했다.
◆"종전 대책을 새롭게 포장한 것에 불과" = 우 의원은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산업부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의 일환으로 노후석탄화력발전소 폐지계획 및 오염물질 감축계획을 발표했지만, 발전기별 성능과 배출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폐지 계획 중인 노후 석탄발전소 10기조차 최대 25년뒤 폐지되기 전까지 현재 성능을 유지하는 대책 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더 큰 문제는 상위 10위 안에 드는 삼천포화력 5,6호기와 태안화력 3,4호기는 성능개선 등의 근본적인 대책 없이 탈황, 탈질설비 등 환경설비 보강으로 그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지난 7월 발전소 미세먼지 저감방안으로 20년 이상된 석탄발전기는 대대적인 성능개선과 환경설비를 전면 교체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하지만 이는 이미 2013년 마련한 '발전설비 수명관리 지침'에 따른 수명연장 계획일 뿐 새로운 대책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우 의원은 "그나마 중부발전의 보령화력 3~6호기만 '발전설비 수명관리 지침'에 따라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성능개선 시행 및 환경설비 전면교체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이마저도 전력수급계획을 감안하여 산업부와 협의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실정"이라며 "대기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되는 1990년대에 건설된 500MW급 표준화력 20기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성능개선 등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규발전기 뿐만 아니라 기 운행 중인 발전기도 영흥화력발전소 수준으로 배출허용기준으로 강화, 강화된 배출허용기준에 맞춰 시설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일러, 터빈 등 성능개선 사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환경설비 등을 대폭 보강할 것"이라며 "발전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여나간다는 장기적인 목표하에서 앞으로 관리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삼천포화력발전소의 경우 저유황탄 사용 설비 등 발전방식이 달라 탈황·탈진 설비가 없어도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다"며 "집진설비 보강을 위해 5~6호기에 각각 11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발전기뿐만 아니라 이미 운행 중인 발전기까지 영흥화력발전 수준으로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는 문제는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