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소비자, 농사펀드로 농업 키워

2016-11-11 10:38:17 게재

수익 농산물로 받아

도시소비자들이 농사펀드로 국내 농식품기업을 키우고 있다.

'총각네 야채가게' 출신의 박종범(36)씨가 설립한 '농사펀드'에는 5600명의 투자자와 250개 농식품기업이 연결돼 있다. 농사펀드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투자액은 농산물이나 체험권 등으로 돌아온다. 농가나 농식품기업은 농사나 사업초기에 소비자들을 미리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농사펀드는 2013년 충남 부여의 쌀농가 한 곳을 대상으로 25명의 투자자에게서 250만원을 모으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농사펀드는 확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투자를 받은 농업인은 수시로 작물상태와 농사 과정 등을 인터넷에 올려 투자자와 공유한다"며 "투자자들은 농사펀드를 통해 받은 농산물을 먹으며 산지 풍경을 떠올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6월말부터 운영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 농식품 전용관'도 도시소비자와 농업인을 '이익 공동체'로 연결하고 있다. 업태나 업종에 관계없이 농업·농촌·식품 및 관련 분야의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구나 펀딩을 신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 40여개 기업이 신청해 12개 기업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장애인 근로사업장인 '교남어유지동산'은 목표한 금액보다 두 배 많은 400만원을 유치했다. 교남어유지동산은 투자금으로 배추절단기를 구입했고, 투자자들은 펀딩 금액에 따라 김장김치를 돌려받았다.

홍성재 농업정책금융원장은 "농식품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면 도시에서도 우리 농업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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