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후체제 1차 회의 폐막
“트럼프, 피지는 물에 잠기고 있다”
2016-11-20 12:27:32 게재
2018년까지 협정 이행 계획 마련 … 마라케시 행동선언 채택, 북한도 참여
정부는 모로코에서 열린 제22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2)가 2주간의 협상을 마치고 19일 오전 3시(현지시간) 폐막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197개 당사국을 포함해 전 세계 기후변화 관련 연구기관과 산업계, 시민사회 단체 등 2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 정부는 조경규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단이 참석했다.
◆“파리기후협정, 재협상은 없다”= 프랑스 통신사 AFP에 따르면,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COP22에서 “피지를 기후변화로부터 구하는 데, 미국이 힘을 보태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지구 온난화와의 전쟁’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구 온난화는 거짓말”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해왔다. 또한 그의 취임 100일 계획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핵심인 파리협정을 폐기하는 방안이 포함된 바 있다.
바이니마라마 총리는 “직접 와서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과 폭풍이 초래한 파괴적인 충격을 보라”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피지를 방문해보라고 권했다.피지를 비롯한 태평양 저지대 섬들은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물에 잠기고 있다. 언젠가 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 중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국들은 성명에서 파리협정과 관련해 “선진국의 철회나 재협상 시도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후변화 적응, 투명한 점검 등 세부사항 마련 = 반기문 UN 사무총장 역시 이번 총회 고위급회의에 참석해 “이제는 효과적인 기후정책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며 “지구촌 모든 국가와 사회구성원 전체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2018년까지 협정 이행지침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국가별 기여방안(NDC)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적응(Adaptation) 활동 △국별 기후행동 약속의 이행을 점검하는 투명성 체계 △전지구적 기후변화 노력 이행점검 체제 △온실가스 감축 결과의 국가간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시장메커니즘 등 파리협정 이행의 핵심 구성요소들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 일정을 마련하였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5월 또는 6월) 독일 본에서 열리는 차기 협상회의 전까지 각 국가별로 국가제안서를 사무국에 제출하기로 했다. 제출된 제안서를 토대로 각국은 분야별 협상 그룹을 통해 실무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이번 회의 의장국인 모로코는 ‘기후 및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마라케시 행동 선언문(Marrakech Action Proclamation for Our Climate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을 채택했다. 주요 내용은 △기후변화 이슈가 시급한 우선적 사안으로서 기후행동 촉구 △빈곤퇴치와 식량안보를 위한 차원에서도 기후변화 대응 노력 강화 △정부뿐 아니라 기업 및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촉구 등이다.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참석한 조경규 환경부 장관은 반기문 UN사무총장과 양자회담을 가지고 환경협력 방안과 향후 환경협력 방안과 기후협상 전망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이란과 미얀마·네팔 환경 장관을 비롯해 EU 기후변화총국장, IPCC 의장과도 양자회담을 열었다. 조 장관은 중국과 일본 환경장관과 ‘동아시아 NDC 이행 및 경험공유’를 위한 부대행사(side event)에 참석해 3국간 기후변화 공동 대응 필요성도 역설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의에 최명남 주제네바 차석대사가 고위급회의에 참석했다. 최 차석대사는 북한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0년까지 BAU 8% 무조건적 감축·선진국 지원받는 경우 최대 40% 감축)를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용어설명
파리기후협정=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체결된 협정은 오는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새 기후변화 협약으로 ‘포스트2020’으로도 불린다. 개발도상국을 제외한 37개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대상이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전 세계가 해당된다. 우리나라가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