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치력 '시험대' 올랐다
청와대 초강경 기류에
"한목소리 더욱 절실"
야당의 위기 수습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야권 대선주자 8인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과 국회의 탄핵 추진을 병행해야 한다며 국회추천 총리 선출과 탄핵 추진 논의에 들어갈 것을 합의했지만 한 목소리를 내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20일 회의 내용을 두고 야당 내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회의에 참석한 뒤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박근혜 퇴로보장 안된다. 퇴진 후 반드시 구속 처벌해야 한다"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박 대통령 명예퇴진 협력" 발언을 반박했다. 김부겸 의원도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며 "민심을 읽지 못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내부 뿐 아니라 야당 사이에도 이견이 존재한다.
국민의당 내에선 "민주당 지도부는 시간 끌기 전략을 고수할 것"이란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대 주주인 문 전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당도 개헌 반대에 나설 것이고 총리 선임도 가능한 늦추며 현 정국을 최대한 끌고 가려는 심산이란 것이다. 국민의당은 민주당이 탄핵도 신중히 추진한다는 명분으로 소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총리 추천 문제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총리 추천을 놓고 싸울 게 뻔하다. 영수회담을 통해 총리 추천에 합의하는 방법밖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의 초강수도 야당의 '협공'을 방해하는 요소다. 청와대는 21일 야당 추천 총리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표하며 전면전을 예고했다.박 대통령의 역공에 대한 대응 전략을 두고 자칫 야당 내부의 이견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검찰의 박 대통령 피의사실 공표에도 불구, 청와대가 전면전을 선택함에 따라 탄핵 추진엔 오히려 동력이 붙었지만 야권의 '협치' 능력은 여전히 미지수다. 더구나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0명도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으로 돌입하는 순간 정국 관리의 책임은 야당 몫이 된다"며 "야당의 위기 수습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탄핵 가능성, 청와대의 총리 거부 등과 무관하게 야당은 총리 선출에 합의하고 탄핵 발의에 돌입하는 등 정국 안정대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며 "입장 발표만으로 민심에 부응하는 때는 지났다. 더 늦기 전에 실행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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