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조선 내년 3월에 문닫을 듯
수주 잔량없고 M&A 못해 … 중소형 조선사 정리수순
신규 선박수주 물량이 없고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은 내년 2월이면 인도가 끝나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SPP조선의 신규수주가 더 이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회사 자산에 대한 관리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24일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SPP조선에 대해 추가적인 M&A 계획이 없고 청산을 위한 자산 매각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주가 없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현 시점에서 M&A가 되기도 어렵고 회사 자산을 관리하다가 조선업 경기가 되살아나면 인수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매에 넘기려고 해도 인수자가 없을 것이고 가격만 떨어질 것 같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9월말 기준 SPP조선의 금융기관별 채권액은 수출입은행 6400억원, 우리은행 4008억원, 무역보험공사 2831억원, 서울보증보험 571억원 등 모두 1조3810억원이다. 채권단 대부분은 SPP조선 채권을 부실로 분류해서 충당금을 쌓은 상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SPP조선이 문을 닫으면 담보로 잡아 놓은 것을 제외하고는 대출금 회수를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올해 3월 SPP조선의 사천조선소를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SM그룹과 체결했다. 매각 가격은 4000억원 수준이었지만 SM은 정밀실사를 벌인 뒤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했고 협상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매각은 최종 결렬됐다. 이후 채권단은 통영조선소와 고성조선소를 매각하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SPP조선이 문을 닫으면 정부가 4월 기업구조조정 계획에서 밝힌대로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단계적 정리 수순에 돌입하는 것이다.
당시 정부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기업구조조정 계획에는 STX조선에 대해 하반기 중 대외 여건 등을 고려해 경영정상화 또는 회생절차 전환 등 손실 최소화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달 뒤 채권단은 STX조선의 자율협약을 종료했고 STX조선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정부는 SPP조선과 대선조선에 대해 "채권단과 기업의 합의하에 이미 수립돼 있는 통폐합·매각 등 단계적 정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성동조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척의 유조선 수주를 앞두고 있지만 척당 4500만달러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 성동조선도 내년 10월 수주 받은 선박을 모두 인도하고 나면 물량이 바닥난다.
성동조선 채권단 관계자는 "신규 수주가 안되면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고 채권단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 중이지만 신규수주 저조가 지속될 경우 향후 근본적 대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부터 SPP조선을 시작으로 중소형 조선사들의 운명이 결정되고 대형 조선사들도 점차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