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닻 올린 정치실험
2017-01-10 11:21:59 게재
당원소환제·정강정책이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까지
지지율, 이견속출은 고민
당원소환제는 당원이 당대표를 뽑을 권리가 있음에도 그만두게 할 권리는 전혀 없는 새누리당 당헌당규와의 '이별선언'이다. 탈당의 계기가 됐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사례를 본따 만들어 이정현법으로 불린다. 과거 열린우리당에서도 도입된 사례가 있다. 당원소환제가 도입되면 당 대표 뿐 아니라 당원이면 누구라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내친김에 비위 당직자들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도 적극 검토에 나섰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윤리위원회를 통한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정지, 경고 등 기존 4단계 조치 없이 즉각 제명이 가능해 진다. 비위 혐의가 발생하면 선탈당 조치를 원칙으로 하게 되고 혐의에서 벗어나야 후복당 하게 된다. 당 대표라고 예외가 없다. 외부 눈높이와 다른 솜방망이 처벌이나 제식구 감싸기 등의 조치에서 과감히 탈피하겠다는 대응이다. 지난해 심학봉 전 의원 성폭행 혐의 건 처리 사례가 도입취지 중 하나다. 바른정당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9일 태스크포스(TF)팀장으로 임명하고 모든 책임을 맡겼다. TF팀은 원외 당협위원장들 중심으로 팀을 꾸려 특권 내려놓기와 윤리강령 제정 작업에 본격 들어갔다.
사무총장 직제를 없애는 것도 검토 중이다. 사무총장직 폐지를 통해 사당화와 패권주의를 타파하는 표본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대신 당무본부장제를 둬 이를 보완한다. 당무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아직은 이견이 엇갈리고 있어 실제 실행은 미지수다.
정책연구소의 정책 및 교육 기능도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다양한 장단기 교육프로그램도 운용된다. 연구소 내 정치아카데미 등 특화교육을 통해 유망 정치인들을 조직적으로 길러내겠다는 복안 등이 담겨있다.
사무처 요원들의 정치 참여와 중앙과 지방의 교류 활성화도 동시에 이뤄진다. 사무처 요원들은 의원 보좌진이나 당협위원장으로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당무본부 내 팀장급은 원외 당협위원장을 적극 활용한다. 의원 보좌진은 정책연구위원으로 이동 기회를 부여한다.
바른정당의 이런 실험은 정당 최초로 진행되는 토론식 정강정책 도입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8일 결정된 당명 결정도 교황선출 방식인 콘클라베식으로 진행해 합의 정신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성공까지는 넘어야 할 산 역시 버겁다. '떴다방'이라는 세간의 시선이 만만치 않은 상태라 '떴다정책'이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보수를 대표하는 대권후보 전시장이지만 낮은 지지율은 당의 생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이 3선인 의원들이 모여 있는데다 자율성을 강조하다보니 자기 색깔이 강해지는 것도 부담이다. 18세 투표권 당론 결정 발표가 하루도 안 돼 뒤집어지는 상황이 언제든 연출 가능하다.
장제원 대변인은 "바른정당의 여러 실험은 민주적 의사를 반영하는 정당임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강제적인 당론 채택을 배제하고 토론식 정책결정을 통해 진정한 보수로 거듭나는 성장통"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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