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끔찍한 불행에도 아름다운 '세월호 사람'
2017-04-07 10:13:24 게재
"그날 이후, 사람들은 많이 변했다. 어떤 사람들은 몇 날 며칠, 아니 몇 달 동안 매일 울었고, 그다음에도 하찮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몸 부실한 사람처럼 우연히 마주치는 별것 아닌 풍경이나 소리 같은 것에도 툭하면 걸려 넘어져 울었다. 그렇게 툭하면 우는 사람들만 변한 것이 아니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대신 마음속에 무거운 쇳덩이를 매달고 살았다. 그래서 걸음걸이도 왠지 둔중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어쩐지 그림자가 드리운 듯 늘 어둡게 되었다."
새로 나온 책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의 해설 '세월호 문학의 시작'의 일부다. 이 책은 2014년 4월 16일 이래 역사소설가 김탁환 작가가 만난,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묶은 단편집이다.
김 작가는 소설을 쓰는 과정을 "심장을 바꿔 끼운다"라고 표현했다. 타인의 호흡과 삶의 습관들을 몸에 익히고 그것을 문장으로 내보낸다는 의미다. 작은 기쁨이 모여 큰 슬픔을 이겨내듯,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큰 아픔을 견디는 힘이 될 법하다.
이 책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명인 교수는 '세월호 문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세월호참사 이후 이를 주제로 많은 글이 발표되고 책으로 발간됐지만 소설로 세월호를 그리는 이는 김 작가가 거의 유일하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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