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난 직·간접피해 연간 3조6천억"
2017-04-17 11:15:12 게재
정부 집계보다 2~3배
"충격 최소화 전략 필요"
17일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정부에 제출한 '주요 재난이 국가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4년간 자연재난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액은 연평균 3조6503억에 달했다. 이는 정부가 발간하는 재해연보에서 집계한 같은 기간 연평균 재난피해액 1조3772억원보다 2.6배 많은 액수다.
정부는 자연재난이 발생하면 건물과 선박, 농경지, 도로, 하천 등에 입힌 손실액만 산정해 직접적인 피해액을 집계한다. 하지만 보고서에서는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자연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산업에서 다른 사업으로 피해가 파급되는 효과까지 고려했다.
그 결과 14년간 연평균 간접피해액은 2조2730억원으로 직접 피해액 1조3772억원보다도 1.6배 가량 컸다.
경제규모와 비교해보면 자연재난으로 인한 직접 피해액은 국내총생산(GDP)의 0.13% 수준이었으나 타 산업 파급효과까지 고려한 직·간접 피해액은 GDP의 0.34%로 불어났다. 업종별로는 1차 금속제품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고 금속제품, 비금속광물제품 등의 순으로 피해규모가 컸다.
사회재난도 마찬가지였다.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건을 분석한 결과 총 누적 피해규모는 9770억원으로 법원 등에서 인정한 피해액 4137억원(수산분야 3676억원, 비수산 462억원)의 2배가 넘었다. 직접피해액은 GDP의 0.04% 수준에 그쳤으나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한 총 누적피해액은 GDP의 0.1%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 화학제품, 농림수산품 등의 상품에 큰 피해가 파급됐던 것으로 평가됐다. 지역별로는 충남지역의 직접적인 피해가 2299억원으로 가장 컸는데 경기, 전북 지역 등으로 파급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4805억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2014~2015년 발생한 5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따른 피해규모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살처분 보상금은 1392억원이었으나 간접피해액이 1855억원에 달해 전체 피해액은 3247억원에 달했다. 직접피해액은 GDP의 0.014%에 불과했으나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할 경우 0.032%로 2.3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재난 피해에 대한 기존 평가는 재난이 타 산업으로 파급돼 연쇄적으로 피해를 유발하는 특성을 간과해 경제적 피해액을 적게 추정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기후변화 등 앞으로 대규모 재난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난 피해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고 재난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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