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이냐, 외부 수혈이냐

2017-05-18 10:55:58 게재

교육계, 차관인사에 관심 … "소신파 관료 출신이 개혁에 동력 실을 것"

"교육개혁요? 집권 1년 안에 가닥을 잡고 추진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봐야지요" "외부 전문가(교수)는 내부 살림살이를 잘 모르잖아요. 교육개혁 성공여부 핵심은 관료사회 체질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 사정을 정확하게 꿰고 있는 소신 있는 전현직 관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퇴직한 충남 고교 교장의 설명이다.

다음 주 교육부를 비롯한 일부 부처 차관급 인사 단행 소식이 알려지자 교육계 안팎에서는 '관료차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부만 보면 박근혜정부는 4년 6개월 동안 관료출신 차관은 단 한명도 없었다.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내부 조직 장악에는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정부는 차관이 업무파악을 마칠 때쯤 '묻지마' 인사로 교체했다. 특히 청와대 지시에 순종하지 않은 차관과 1급 공무원은 예고도 없이 잘라냈다. 특히 국정교과서 추진에 이의를 달았던 인사들은 예외없이 인사조치 됐다.

따라서 문재인정부가 추구하는 개혁을 완수하려면 집권 1년차에 내부 조직정비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교육부총리의 경우 지역안배보다 전문성을, 차관은 외부 교수집단보다 내부 소신파 관료가 개혁업무 효율성이 높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 공약과 교육국정 비전도 결국 이를 시행할 교원과 관료들이 최전방에서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입제도 손질에 나선 교육부는 7월에 '수능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있어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매듭을 짓지 못한 대학구조개혁, 사교육시장, 교육격차해소 등 풀어야 할 현안 과제들도 문 정부 개혁과 맞물려있다. 특히 교육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관심사항인 교육과정 개정 수행에 따른 교원양성도 시급한 개혁과제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교육부 산하기관 재정비도 문 정부 초기에 들여다봐야 할 분야다. 막대한 예산을 쥐고 교육부 주요 정책과 업무를 현장에서 집행하기 때문이다. 새로 구성할 국가교육위원회와 소통, 시도교육청과의 교육행정 업무추진과 소통도 중요한 대목이다. 국회 등 정치권과의 원활한 관계설정 등 차관이 수행할 살림살이 폭은 넓다.

정치권과 교육부 안팎에서는 행시 28회 출신들이 하마평에 오른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시절 김 교육감과 호흡을 맞춘 김원찬(28회) 경남교육청 부교육감이 거론되고 있다. 김 부교육감은 김 전 교육감과 같은 호남출신이다.

대전 출신인 박백범(28회) 현 세종시 성남고교 교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박 교장은 국민의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교육문화 수석실 행정관과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정책수석실 기획행정관을 맡았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6월, 당시 서울시부교육감이던 박 교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이유는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후속조치 미이행으로 받은 경고장이었지만, 사실은 국정교과서 반대로 알려졌다. 같은 28회인 엄상현 전 경남부교육감과 오승현 교육부 학교정책관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진보교육감으로 분류되는 모 교육감은 "교육청과 학교혁신을 추진하는데 부교육감 역할이 매우 크다. 부교육감과 손발이 맞지 않으면 어렵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내부 조직과 살림살이를 꾸려갈 소신파 관료가 차관을 맡는 게 정권 초기 안정된 조직개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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