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보 수문 열더라도 수위조절 해줘야"

2017-05-24 11:01:23 게재

수심 3m 넘어야 유람선 떠

3월 방류때 일부 운항못해

23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 나루터입구에 조성된 주막촌에는 평일인데도 관광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인근 화원유원지와 사문진 나루터의 유람선을 보고 즐기려는 관광객들이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달성보 상류 20㎞지점의 사문진 나루터 일대는 달성군이 15억원 이상을 들여 관광지로 탈바꿈 시킨 곳이다. 과거 나루터 표지만 있던 곳에 조선시대 보부상의 정취를 낼 수 있는 주막촌을 조성했다. 대형선박을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72인승 유람선과 26인승 쾌속선 중고를 구입해 띄웠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운항한 유람선 '달성호'는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이 지난 2014년 10월 낙동강 달성보 상류 20㎞ 지점인 사문진 나루터에서 운항중인 유람선이 정부의 달성보 수문 상시개방조치로 운항중단 위기에 몰렸다. 대구 최세호 기자


23일에도 150여명이 유람선을 이용했다. 대인 8000원이라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유람선 관람은 인기를 끌고 있다. 달성호 갈진국 선장은 "주말에는 하루 700여명 이상이 이용할 정도"라고 말했다.

달성호는 사문진 나루터를 출발, 강정고령보 인근 '디아크' 옥포 신당리 인근을 왕복하는 코스로 약 10㎞ 구간을 45분간 운항한다. 유람선은 하루 8회, 쾌속선은 하루 10회 운항한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후속사업으로 대구 달성군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달성호는 최근 운항중단 위기를 맞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후 낙동강 강정고령보, 달성보 등 4대강 6개보의 수문을 오는 6월 1일부터 상시개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녹조발생이 심하고 체류시간이 길며 수자원 이용에 영향이 적은 곳으로 분류돼 1차 상시개방지역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달성호 유람선은 출항후 2년 8개월만에 최악의 경우, 자취를 감출 수도 있게 됐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16일부터 6일간, 3월 13일부터 7일간 녹조의 사전예방차원에서 두차례 수문을 개방했을 때도 달성호는 수심이 얕은 강정고령보 하류 구간에는 운항을 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관리수위 14m를 지하수제약수위 10.8m로 낮춰서 달성보의 수위가 내려갔기 때문이다. 달성보 상류의 평균 수위는 약 7m이고 가장 얕은 곳은 4m정도다.

달성호 갈진국 선장은 "유람선 하부 약 1m80cm~2m정도가 물에 잠기기 때문에 최소한 수심이 3m이상은 유지해야 선박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달성보 수문 개방이 약 일주간 진행됐는데 달성보의 수위는 약 3m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문진 나루터를 운영하는 달성군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약 일주일간 수문을 개방했는데도 수심이 낮아져 유람선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는데 지역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상시로 개방하면 유람선 운항은 중단 할 수 밖에 없다"며 "달성보 수문개방 방침 발표 이후 수자원 공사과 환경부 등에 문의를 해도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아 정부의 후속조치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한다는 원칙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달성군은 정부의 수문상시개방방침 발표이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달성보 수문 개방을 하더라도 유람선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 최소한의 수위를 유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수자원공사 등에 요청할 방침이다.

달성군 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주막촌 운영에서 12억원, 유람선과 쾌속선 운항에서 3억5000만원 등을 세외수입으로 벌어들였다.

달성군 관계자는 "수질오염에 따른 녹조발생 등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정부의 정책을 믿고 불모지를 유명 관광지로 변모시킨 지자체의 고충도 헤아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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