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숙선 명창 '국악 대중화' 앞장

2017-06-13 10:26:53 게재

국악인생 60주년 기자회견

'예술마을 프로젝트' 참여

18일 정명화와 협연

"10대 때는 뭘 모르고 판소리를 했습니다. 30세에 이르렀을 때에야 '음악이 이렇구나' 알았습니다. 깊이 있는 소리를 내는 데에는 70~80년도 모자랍니다. 요즘 들어 몸의 변화에 깜짝 놀랍니다. 예전과는 에너지가 다릅니다. 체력을 튼튼하게 관리하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판소리 명창 안숙선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 안숙선 명창 국악인생 60주년 및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9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 '안숙선 명창 국악인생 60주년 및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기자회견에서 안씨가 밝힌 60주년을 맞이하는 소회다. 판소리 명창으로 알려진 안씨는 199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로 지정됐으며 같은해 국립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이어 한국종합예술학교 전통예술원 성악과 교수를 지냈다.

이날 안씨는 60주년을 맞이하는 소회와 함께 올해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는 전북 남원시 운봉읍 비전·전촌마을 일대를 국악마을로,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마을 일대를 클래식마을로 선정, 예술거장이 참여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축제, 공연을 펼치고 교육사업을 벌이는 프로젝트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주최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산학협력단이 주관한다.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비전·전촌마을에서는 '제3회 동편제마을 국악 거리축제'가 개최된다. 7월에는 국악 영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판소리 꿈나무 캠프'가 열린다. 이 프로젝트에 예술거장으로 참여하는 그는 18일 첼리스트 정명화씨와 축제에서 협연한다. 안씨는 "여전히 국악을 접하기는 쉽지 않은데 그렇다고 제쳐 두면 만날 기회가 없어진다"면서 "예술세상 마을 축제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들으면 금방 동화되는 것이 국악"이라면서 "작은 것이 널리 퍼지면 국악에 대한 소외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2일과 24일 일본 동경과 오사카에서 공연하는 작은창극 '토끼타령'을 위한 준비도 한창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초기 창극을 되살린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이 해외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판소리와는 달리 창극은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면서 "수궁가를 통해 우리 생활, 가치관, 정서를 잘 살려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로 모노드라마를 꼽았다. 안씨는 "윤석화씨의 연극 '모노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데 너무 멋있었다"면서 "'혜경궁 홍씨' 등 이런 장르의 판소리를 꼭 한번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아프리카 토속 음악을 들었는데 관중의 환호가 극에 달했다"면서 "우리 민요도 조금만 다르게 하면 대중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동연 한예종 교수는 안씨가 무대에서 환갑을 맞이하는 내년, 헌정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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