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에 지속가능성을 더하다

2017-06-26 10:37:57 게재

동작·성동구 공공주식회사 차린 사연

60세 이상 채용 … 초고령사회 대비

서울 성동구는 26일 미래일자리주식회사에서 일할 매니저 2명과 노인매니저 40명 채용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22일 면접을 거쳐 선발한 인력은 7월 만두가게와 카페 시범운영부터 11일 출범 이후 본격 운영까지 핵심적 역할을 도맡게 된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서울 자치구가 기존 노인 일자리에 지속가능성을 더한다. 공공에서 직접 출자, 주식회사를 건립하고 60세 이상 주민을 채용하는 형태다. 동작구는 지난해 1월 첫 선을 보였고 성동구는 일자리 영역을 확대한 새 유형으로 다음달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노인들은 안정적 일자리를 얻고 공공은 복지비 투입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동작구가 '공공근로' 수준에서 벗어난 노인 일자리를 구상하기 시작한 건 2015년. 기존 노인 일자리는 골목길 청소 등 형식적인 근로를 한 뒤 한달 20만원 가량을 받는 복지서비스 일환인데 이를 은퇴 후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실질적 일자리로 바꾸겠다는 구상이었다.

이창우 구청장은 "고령화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은 안정적 일자리 제공"이라며 "당초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했는데 생활임금이 보편화되면서 임금수준도 높였다"고 당시 배경을 설명했다.

구에서 자본금 2억9000만원을 출자해 출발한 '어르신행복주식회사'는 만 61세 이상 주민을 채용해 71세까지 10년간 일자리를 보장한다.

구 청사와 시설관리공단 문화복지센터 공중화장실 등 공공분야 청소 업무와 공공근로 일자리로 제공하던 불법 광고물 수거 등 공공 서비스와 연계된 업무부터 시작했다. 3월 말 현재 인력관리 경영지원 사업개발 등 사무직 5명과 현장 직원 81명이 근무 중이다. 사업장 상황에 맞춰 인력을 배치, 노인들은 하루 4.5시간 이상 근무하고 4대 보험 혜택은 물론 시급 8197원을 받는다.

동작구는 행복주식회사가 고용불안을 없애는 동시에 직주근접(일터와 주거지가 근접) 형태여서 효과적인 업무수행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터가 지역 내에 위치해있어 노인들이 출퇴근에 필요한 시간과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구는 단순 청소인력이 아니라 전문 서비스업 종사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한편 구직상담과 심리상담을 일상화해 이용객과 근로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구는 아이 돌보미나 노인 대상 맞춤형 여행, 노인 용품 관련 사업, 노인들 손재주를 활용한 수공예 사업까지 일자리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성동구는 공공재원 2억4000만원에 민간자본 3억원을 더해 노인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성동미래일자리 주식회사'를 7월 출범한다. 상법상 주식회사라 자체 수익으로 안정적 일자리를 창출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민간출자가 가능해 향후 사업확장 가능성도 크다.

초기 사업분야는 만두 찐빵 꼬마김밥 등 노인들 손맛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파는 식품 관련 제조·판매업과 카페 운영. 체험학습센터와 생활체육시설 등 구 소유인 행정재산을 관리하는 업무 등 지자체 사업 대행도 초기 회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업무 영역이다.

구는 "식품제조·판매는 노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십분 발휘할 수 있고 카페는 선호 직종"이라며 "문턱이 낮아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데다 다양한 근무형태가 가능해 노년층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성동구 출자 주식회사 근무인력은 동작구보다 만 1세 어린 60~70세 주민. 하루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사업장 상황에 맞춰 하루 5시간, 2교대 근무 등으로 탄력 운영한다.

사무근로자는 지방공무원 보수규정을 따른 연봉제를, 현장근무자는 구 생활임금인 시급 8110원을 적용한다. 4대 보험 가입은 기본. 주·월차 휴일근무 등 각종 수당에 동주민센터 복지관 프로그램 수강지원과 대형병원 보건소와 협업을 통한 건강검진 제공 등 복지후생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노년층에 일자리를 소득창출뿐 아니라 자아실현과 자존감 회복 의미도 있다"며 "미래일자리주식회사를 통해 노인복지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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