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협력사 직원 급여, 대기업 절반"

2017-07-19 10:39:45 게재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협력사 분배생태계 정상화 강조'

"내가 자동차부품업을 하는데 1차 벤더(협력사) 직원 월급이 모기업의 50% 정도에 불과하다. 2차, 3차는 더 심하다. 1차 분배의 공정성이 왜곡되면서 상대적인 빈곤과 양극화를 양산하고 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분배생태계의 정상화'를 주장했다. 사진 중견기업연합회 제공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분배생태계의 정상화'를 주장했다.

강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신영)는 자동차부품업으로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다. 강 회장은 자동차부품업을 예로 들면서 "대기업 임직원들이 임금을 조금만 양보하면 1차 2차 3차 협력사 직원 임금과 격차를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해 공정하고 적절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인의 윤리의식 강화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최근 일어나고 일들을 보면 그동안 '중견기업이 잘 하고 있다'고 자랑한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최근 미스터피자, 종근당 등 중견기업 총수들의 갑질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이다.

강 회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경제단체들이 이익만 챙기지 말고 윤리강령을 만들어 기업가정신을 함양시키는데 노력해 달라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련회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 중소사업자단체장과 연 간담회에서 단체들의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중견기업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재벌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중견기업들은 협력 관계에 있던 2,3차 벤더들이 갑자기 어려워지면 사업연속성을 위해 어쩔 수없이 기업을 인수하게 돼 일감몰아주기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결국 재벌 총수들이 자신의 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기업가는 기업가 정신이 없으면 안된다"며 "돈을 버는 일에도 사회적 책무가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견기업연합회는 법정단체 출범 3주년을 기념해 21일 롯데호텔에서 '중견기업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

강 회장은 "기존 중견기업 정책이 중소기업 지원 범위의 확대에 그쳤다"면서 "산업·업종별 구분, 기업 성장잠재력 등을 충분히 고려한 중견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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