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자동차도 모바일결제로 산다

2017-11-10 11:03:16 게재

알리페이, 결제-잔금상환 시스템 구축 중 … 중국 온라인쇼핑 모바일 비중 74.6%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 결제가 대세로 자리잡은 중국에서는 앞으로 자동차도 모바일로 구매해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기업의 급속한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이뤄진 결과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배 정도 증가한 58조8000억위안(한화 약 9888조원)이었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 이용자수는 2011년 2억4000만명에서 2016년 4억7000만명으로 5년 새 2배 증가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PC결제와 모바일 결제를 합한 온라인 결제 비중에서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50.7%에서 2016년 74.6%로 급증했다. 공간 제약이 있는 PC 결제에서 이동 중에도 쇼핑이 가능한 모바일 결제가 대세로 자리잡은 셈이다.

모바일 쇼핑과 자동차 자판기의 결합 =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각종 '페이(간편결제)' 출시로 모바일 소비자를 사로잡은 중국의 IT기업들은 새로운 제품의 모바일 판매를 시도 중이다. 특히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는 자동차를 모바일 판매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용고객이 스마트폰·태블릿 PC 등으로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쇼핑몰인 티몰(Tmall)이나 타오바오(Taobao)에 접속해 차량 정보를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 구축하겠다고 지난 8월 밝혔다.

10일 여신금융연구소 해외금융동향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용자가 자동차 판매가의 10%를 초기 계약금으로 지불하면 차량을 인도받고 잔금은 할부방식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용할 계획이다.

다만 자동차 판매가 분할 상환 형태로 운용되는 만큼 모든 소비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알리바바는 고객 기본정보, 과거 결제이력 등을 토대로 자체평가한 기준을 충족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는 외벽이 유리인 타워 형태의 '자동차 자판기'를 고안해 소비자들이 자판기에서 손쉽게 음료를 뽑는 구매형태를 자동차 구입에 적용하기로 했다. 자동차 자판기를 통해 고급 브랜드카를 한눈에 보이도록 해 홍보·마케팅 효과를 얻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필요한 차량 유지·관리비와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민지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온라인 자동차 구입에 대해 거부감이 적은 중국의 인터넷 세대를 중심으로 '자동차 자판기'와 같은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자동차 판매 플랫폼 활용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금융규제 완화로 '날개' = 이처럼 중국 모바일 시장이 괄목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이유로 △스마트폰 대중화 △금융 규제 완화 등이 꼽힌다.

중국전문가포럼(CFS) 이슈분석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현황과 전망'에서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된 데에는 최근 몇 년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된 영향이 크다고 풀이했다. 2017년 4월 기준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수는 7억2000만명에 달하며 보급률은 51.8%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금융 분야 규제 완화도 모바일 결제시장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김부용 인천대 조교수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는 2008년 이후 비금융회사의 소액대출회사 설립 허용, 온라인 지급결제 서비스 허용, 자산운용사 소유 허용, 온라인 전문은행 설립 허용 등을 시범적으로 추진해 왔다"면서 "기존 국유은행 중심의 금융서비스 영역에 대한 진입장벽을 완화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 분야의 대기업들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10%에도 못 미치는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모바일 결제시장에 자리를 내준 측면도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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