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정치 | 자유를 찾아서 1·2·3
탈북민이 그려낸 남한과 북한
북한에 대한 오해가 많다. 제한된 정보를 제한된 틀 안에서 해석하려 하기 때문이다. 오해는 새로운 오해를 낳아 남한과 북한 주민들이 이해하는 상대방은 현실과 동떨어진 지점까지 떠내려가 있다. 탈북민들이 국내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는 모습은 흔한 일이 됐다. 이들은 남한사람들이 잘못된 시각으로 차별하고 있다고 했다. 서로의 인식을 바로잡는 게 급선무지만 쉽지 않다. 통제, 억압, 갈등, 불신 등 부정적 단어들로 점철된 북녘에 대한 생각을 어느 정도 바로잡을 기회가 생겼다.
탈북민인 최성국씨가 웹툰를 모아 만든 '자유를 찾아서'시리즈를 내놨다. 모두 3권이다. 최씨는 북한에서 30년을 살았다. 네이버 연재웹툰 '로동심문'의 구독자는 연인원 300여만명에 달했다.
1권 '여기는 대한민국'은 탈북민들이 문화적 차이로 겪는 에피소드를, 2권 '좌충우돌 대한민국 정착기'는 탈북민들이 국정원에서 교육을 받으며 적응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마지막 3권 회상은 탈북민이 살아온 북한의 현실과 목숨을 건 탈북 이야기를 담았다.
최 씨는 "차이를 줄이고 싶어 그린 그림"이라며 "하루 빨리 언제인가는 이 만화가 필요없고 관심 없는 만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 이야기는 북한내 한류, 북한내 연애 그리고 탈북 후 국정원에서 일어난 일을 현실감있게 풀어냈다. 두 번째 책에서도 국정원이야기는 이어졌다. 탈북과 함께 가장 먼저 접하는 곳이 국정원이다. 국정원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 오해가 듬뿍 담겨있다. 북한의 주거나 경제활동을 소개한 부분은 좀더 세밀하게 북한 주민들의 삶을 지근거리에서 들여볼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 편의 국정원 이야기는 탈북과정을 '북송' '출옥' '특별감시대상' '평양행 기차' '살려주세요' '도청' '배반자' 등의 제목을 달아 자세하게 기술했다. 북한의 결혼식과 음식문화는 북한의 대한 이해도를 한층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실제 사진을 같이 담아낸 게 눈에 띈다.
웹툰 연재의 댓글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말'도 감초같다. 녹음기 고문이나 설날, 나이, 졸업, 신분(백두혈통), 3.1절 등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평양에서 태어난 최 씨는 평양미술대학 아동미술학과를 나와 조선 4.26 만화영화촬영소에서 원도가(애니메이터)로 8년간 일했다. 탈북이후 디자이너 기자 방송인 강사 등 다양한 체험을 한 후 현재는 꼬레아우라에서 웹툰 '로동심문'을 그리고 있다.
꼬레아우라의 박창재 대표는 "남북간의 이질감과 차이점을 극복하고 동질성 회복을 위해 특별기획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