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오숙 대구 북부소방서장
말단 소방사, 29년만에 소방서장
영남권 첫 여성 서장
"오래된 산업단지와 대형 판매시설 등 화재 취약지역이 즐비한 곳에서 첫 서장직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여성 특유의 꼼꼼함으로 화재를 예방하고 주민들의 생명·재산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오숙(50·사진) 대구 북부소방서장은 취임 후 한 달여 동안 매일같이 관할지역 화재취약시설 점검에 나선다. 특히 노후화한 3공단과 검단공단, 침산동 소규모 공장지역 등을 돌아볼 때는 온 신경이 곤두선다. 지난해 충북 제천화재와 최근 경남 밀양화재 이후 대형화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라 마음이 더 무겁다.
이 서장 관할지역인 대구 북구는 백화점과 쇼핑센터 같은 대형판매시설과 조성된 지 오래된 공단, 엑스코와 대구복합유통단지 등 화재 취약시설이 많은 곳이다. 노인요양병원도 5곳 있다. 현장 지휘관으로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곳이다. 이 서장은 다양한 현장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주민들 속을 파고든다. 16곳이나 되는 재래시장에는 자율소방대를 만들어 대응력을 높였다. 이 서장은 "화재대응훈련을 더욱 강화해 인명구조 및 화재진압태세를 철저히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화재위험성이 높은 대상물에서 화재신고가 접수되면 기본출동대를 현재보다 확대 투입해 화재 초기부터 우세한 소방력으로 연쇄 확대를 억제하는 등 현장중심의 화재대응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년차 소방관인 이 서장은 영남권 최초의 여성 소방서장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처음 소방에 입문한 대전·충남에서는 첫 여성 119안전센터장이라는 직함을 얻었다.
소방간부 후보도 아니고 말단 소방사 출신이면서도 전국 최연소 여성 소방서장이 됐다. 2002년 소방간부(소방위) 시험에 합격해 대전 북부소방서 궁동파출소장을 맡으면서 첫 현장지휘관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소방방재청, 충남소방안전본부, 국민안전처 등 중앙과 지방을 돌며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대구와의 인연은 지난해 1월 대구소방안전본부 소방행정과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여성 소방서장을 낯설어하는 경형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오랜 소방관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