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낙수효과, 과거보다 약해져

2018-02-26 10:10:15 게재

산업연구원 보고서

중소기업 성장 제약

대기업의 낙수효과(落水效果)가 과거보다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낙수효과는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富) 증가가 경기부양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흐름은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게도 전해진다는 이론이다.

25일 산업연구원(KIET)은 '대기업 체제의 한계와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대기업 체제는 더 이상 성장과 고용, 성장과 분배 간 선순환 구조를 견인하지 못한다"면서 "중소기업 매출액과 관련한 대기업의 낙수효과는 존재하지만 최근들어 그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경제는 중소·중견기업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영삼 박사는 이번 조사를 위해 2000∼2014년 광업·제조업 관련기업 자료와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 등을 살펴보면서 계량 모형을 적용해 분석했다고 산업연구원은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체제는 그동안 우리 경제의 압축성장 과정에서 유용한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런 체제에서는 대기업 우선주의가 구조화될 수밖에 없다. 중소·중견기업의 사업기회는 위축되고 성장구조의 왜곡이 초래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대기업 매출증가가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에는 큰 영향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상당 수준의 단가 인하 요구를 통해 낙수효과가 상쇄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 "대기업 체제 아래 수직적 하도급구조는 시장 지배적 지위, 집단적 교섭력 등을 통해 오히려 중소기업에 비용과 위험을 전가하며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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