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꽃삼겹 맛집

식탁위에 꽃이 활짝·· 꽃삼겹 드세요

2018-03-21 23:58:12 게재

삼겹살은 이미 우리에게는 김치만큼이나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오죽하면 ‘삼겹살데이’까지 만들었겠는가. 하지만 삼겹살도 이제는 눈이 즐거운 예술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마치 꽃이 핀 것처럼 고기의 결이 하나하나 살아 숨쉬는 것을 보며 맛을 음미해 볼 수 있다. 식탁위 봄처럼 꽃으로 다가온 우리 동네 꽃삼겹 맛집을 소개한다.

  

목동역 ‘제주 연탄고기’
연탄 초벌로 생오겹살을 더 고소하게

목동역 근처 ‘제주연탄고기’는 생오겹살이 인기다. 100% 제주에서 공수되는 제주산 돼지고기는 다른 국내산 고기들보다 더 쫄깃해 지방까지 고소하다는 것이 주인장의 자랑이다. 삼겹살보다 훨씬 두꺼운 오겹살은 돼지고기의 껍질까지 함께 익혀 생고기까지 더 쫀득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기를 손질할 때 미리 잡냄새를 제거하는 처리를 해 돼지고기의 누릿한 맛은 찾아볼 수 없게 만든다. 그런 다음 꽃삼겹을 만들어 내는 칼질이 시작된다. 100번에 가까운 칼질을 통해 고기의 맛을 결대로 만들어 내면서 보기에도 좋은 꽃삼겹을 만들어 낸다.
제주 연탄고기의 고기맛을 결정짓는 가장 큰 장점은 연탄불을 피워서 초벌구이를 하는데 있다. 고기가 손님상에 나가기 전 이미 연탄불에서 불향을 충분히 입히면서 고기를 굽는다. 그래서 고기의 냄새도 나지 않고 불향을 제대로 느끼면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연탄불은 충분히 달군 불에 고기를 익히기 때문에 센 불에서 빨리 고기를 한번 익혀 먹을 수 있다. 콩나물과 김치가 들어간 시원한 김치국은 무한리필해 먹을 수 있고 1년 숙성한 묵은지와 제주멸치젓갈에 고기를 찍어 먹을 수 있게 해 고기의 풍미를 느끼며 함께 먹을 수 있다. 식사 메뉴로 고불밥이 인기다. 고불밥은 고추장불고기와 눈꽃치즈 볶음밥이 합쳐진 말이다. 고추장 불고기가 들어간 볶음밥 위에 가는 눈꽃치즈를 산더미처럼 쌓아 불위에 올리면 치즈가 사르르 녹으면서 맛있는 볶음밥이 완성된다. 세븐브로이 생맥주와 제주를 느낄 수 있는 한라산 소주도 이 곳에서 함께 맛 볼 수 있다.

발산동  ‘서울정육점’
카페에서 맛보는 꽃삼겹살

‘서울정육점’은 가게 근처에서 한참을 서성거리게 만드는 곳이다. 과연 이곳이 고기집인지 아니면 카페인지 들어서기가 고민이 되는 외관을 보이고 있다. 주인장은 인천에서 이미 10년이 넘게 고기 집을 운영한 노하우를 가지고 남다른 도전을 해 보고 싶은 마음에 지금의 서울정육점을 열었다. 천장에 샹들리에와 모두 다른 테이블과 의자들, 테이블마다 올려져 있는 스탠드, 입구에 놓인 화병과 색다른 조명들은 고급스러운 카페에서나 봄직한 풍경이다. 입소문을 타고 대기번호까지 받아야 들어올 수 있었던 탓에 옆 가게까지 터서 공간을 둘로 나눌 정도가 되었다.
주인장은 고기를 구입할 때부터 여러 군데 농장을 선택해 까다로운 자신만의 기준으로 고기 상태를 보고 최상급을 선택해 선별한다. 선별된 고기는 온도를 일정하게 맞춘 숙성실에서 숙성을 한 후 주문이 들어오는 순간 칼질을 시작한다. 기름기가 있는 부위와 살코기의 비율을 구웠을 때 가장 맛있게 맞추는 작업도 이 때 하게 된다. 비율을 맞춘 고기를 조각을 내서 최소 300번의 칼질을 통해 구웠을 때 식감과 맛이 가장 최상급이 될 수 있게 준비한다. 살코기와 지방이 있는 부위를 일정하게 맞추면 높은 온도에서 구웠을 때 바삭한 맛이 고소하고 풍미가 좋지만 일정하게 맞추는 기술은 주인장이 다년간 노력해 얻어진 그만의 노하우다. 직접 된장을 만들고 김치를 제철재료로 담궈 철마다 2개의 김치는 꼭 상에서 만날 수 있다. 혹시 카페인가 지나칠 수 있으니 서울정육점이라는 네온 간판을 잘 찾기 바란다.

신도림역 ‘라도맨션 골드’
재즈는 흐르고  꽃삼겹은 입안으로 흐르고

‘라도맨션 골드’의 이름 중 ‘羅(라)’는 ‘펼치다’, ‘刀(도)’는 ‘칼’이라는 뜻이다. 이름부터 칼을 잘 쓰는 고기집의 풍미가 느껴진다. 라도맨션 골드는 ‘라도맨션’의 2호점이다. 본점은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엄격하게 선별한 1등급 프리미엄 한돈을 구입 해 7일 동안 웻에이징 숙성 과정을 거친다. 원육에 칼집 내는데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300번의 칼질을 한다. 칼집을 통해 육질을 연하게 하고 불판의 열이 효과적으로 침투해 고기가 빨리 익는다. 또, 불판위에서 고기가 오래 있지 않아 육즙을 보존할 수 있어 가장 맛있게 상태의 고기를 먹을 수 있다.
기본상에 묵은지와 샐러리와 양파 절임이 나와 고기와 어울린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단호박 찜이 나와 한정식 집에서 먹는 전채처럼 든든하다. 주인장은 고기를 먼저 소금에 찍어 먹기를 권하고 갈치젓갈과 생 와사비 그리고 청양고추가 들어간 양념고추장의 순으로 찍어 먹어가면서 고기의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된장찌개에 밥을 넣어 끓인 된장술밥은 구수하면서 든든하게 한 한 끼를 완성해 고기를 먹으러 온 손님들은 대부분 주문을 한단다. 화려한 포인트 벽지에 커다란 스피커에서는 하루 종일 재즈가 흘러나온다. 상큼하고 자몽향이 들어가 있는 밀맥주인 ARK사와 함께 만든 라도에일 맥주는 특히 인기다. 상큼한 오렌지향이 들어간 허그미 등 수제맥주를 함께 맛볼 수 있어 여성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박선 리포터 ninano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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