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합격생이 들려주는 진로를 구체화시킨 활동_ 소논문

“소논문, 진로에 대한 명확성과 전문성 갖추는 기회 됐어요”

2018-04-12 10:54:48 게재

최근 서울의 주요대학에서 소논문(R&E) 자체의 유무가 당락을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라 발표했지만, 고교생들에게 소논문은 자신이 지원하는 학과와 진로 분야에 적합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스스로 소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장래희망에 대한 로드맵이 구체화되기도 하고 진로에 대한 명확성과 전문성을 갖추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올해 수시합격생의 소논문 주제선정부터 입시에 활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활동하면서 배운 점 면접에서 강조했어요”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장태호 학생(명덕고)

Q. 팀 구성의 노하우가 있다면?
A. 주제를 정하기 전에 팀을 구성하기 때문에 단순히 과학탐구니까 과학을 잘하는 친구와 팀을 구성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모르는 것에 대해 새로 알아가는 게 탐구니까요. 마음이 잘 맞고 만나서 같이 실험에 대한 토의를 자주 할 수 있는지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보세요.

Q. 주제 선정 방법 및 탐구 동기, 당부 사항이 있다면?
A. 논문을 쓸 때 사회문제를 주제로 선정한다면 사회의 문제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고, 어떤 분야에서 이 문제점을 해결할지, 이 해결방안이 실제로 쓰일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인지 크게 3단계의 과정을 거쳐요. 저 같은 경우에는 시작은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험을 진행하고 싶었지만 3단계를 인식하고 거치지 않았기에 주제가 흐지부지해져서 결국 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실험을 진행하게 돼 아쉬웠어요.

Q. 논문 준비 과정에서 노하우가 있다면?
A. 가장 중요한 건 피드백인 것 같아요. 논문을 처음 작성하면 갈피를 못 잡고 다른 사람이 쓴 것을 참고하기 마련이죠. 저도 그랬고요. 남의 형식에 맞춰 쓴 이 미완성 보고서를 피드백을 통해 수정하면서 바꿔 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선정한 주제가 이미 다른 사람이 실험했거나 대학서적에 기재돼 있을 경우도 있어요. 실제로 제가 진행하려 했던 실험도 이미 대학서적에 있는 내용이었고, 이런 경우엔 당황하지 않고 그 내용을 참고해서 후속연구를 진행하면 되니 괜히 어려워 보인다고 전문서적이나 논문을 찾아보는 등 중요한 피드백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비추예요.

Q. 소논문을 입시에서 활용한 방법은?
A. 소논문을 수시 때문에 준비한 건 아녜요. 오히려 팀에 따라 탐구에 들이는 시간이 많아 학교 공부에 방해가 됐던 적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활동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예를 들어 그룹 디스커션, 논문 탐색, 토론, 실험기기 사용, 팀원들 간의 갈등 조정)이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됐어요. 면접관은 제가 탐구활동을 하면서 수시로 그룹 디스커션을 했다는 점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사회복지 대상 중 ‘아동’으로 관심 좁혀졌어요”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나영선 학생 (백암고)

Q. 팀 구성의 노하우가 있다면?
A. 논문을 쓴다는 것이 단기간에 끝나는 활동도 아니고 조금씩 내용도 추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서 완성하는 일이다 보니 모두가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해 끝까지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뒀어요. 그래서 팀을 구성할 때도 서로 관심 있는 분야가 비슷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시작하게 됐고 그렇다 보니 모두가 함께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Q. 주제 선정 방법 및 탐구 동기, 당부 사항이 있다면?
A. 현재 사회적으로 야기되는 이슈 중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어요. 주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사의 도움도 받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아동학대를 보며 아동학대를 사회복지, 보육, 심리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동학대 실태를 바탕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 및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참여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정확한 방향을 잡지 못해도 조사하고 탐구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 조금씩 구체적으로 방향이 잡히는 경우도 있으니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Q. 논문 준비 과정에서 노하우가 있다면?
A. 논문을 쓰다 막히는 부분은 주제에 대해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됐었어요. 관련된 논문, 기사, 사례, 책과 같은 자료를 많이 찾아보는 것이 소논문을 완성하는 데도, 저 스스로 주제를 비롯해 더 깊게 아동학대에 관심을 가지는 것과 제 진로를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Q. 소논문을 입시에서 활용한 방법은?
A. 제게 소논문은 무언가를 친구들과 같이 탐구하고, 장기간에 걸쳐 끝냈다는 뿌듯함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의미가 있던 활동이에요. 소논문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자소서 1번 문항에 썼고, 실제 면접에서도 소논문에 관한 질문도 받았고요. 소논문을 통해 아동학대를 자세히 알아보면서 그동안 꿈꿔왔던 사회복지의 여러 대상에서 특히 ‘아동’에 대한 관심이 심화됐고 아동의 행복과 권리증진을 위해 애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점까지 덧붙여 대답했어요.

“당시 사회적 이슈에서 아이디어 얻었어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조한결 학생 (한가람고)

Q. 팀 구성의 노하우가 있다면?
A. 화학을 주제로 소논문을 계획했기 때문에 화학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 평소에 깊게 탐구하는 것을 좋아했던 친구들로 구성했어요.

Q. 주제 선정 방법 및 탐구 동기, 당부 사항이 있다면?
A. 논문을 쓸 당시에 국내 휴대폰 기종에서 배터리 폭발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자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전지를 주제로 쓰기로 결정했어요. 논문을 쓸 당시 화학II 과목에 화학 전지 파트가 있어서 주제 선정하기가 더 수월했던 거 같아요. 리튬 이온 전지의 구조에 대한 조사는 고교 지식수준에서 응용해 해결할 수 있었지만, 나트륨 이온 전지의 개선안을 제안할 때는 화학적 지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어요. 주제 선정을 할 때 너무 심화된 내용이나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을 택하면 학교 밖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어서 논문을 진행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으니 교과과정 범위 내에서 선정할 것을 추천합니다.

Q. 논문 준비 과정에서 노하우가 있다면?
A. 학교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을 때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교수님 메일 주소로 질문을 했어요. 참고 논문 같은 것을 부탁하기도 했고요. 전지에 대한 논문을 쓸 때 산업공학과 교수님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비슷한 논문을 답변으로 보내주었고, 인체공학적 실험 설계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Q. 소논문을 입시에서 활용한 방법은?
A. 확실히 학교 과제 이외에도 깊게 탐구할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진로를 확신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어요. 실제 입시에서는 자소서 2번 ‘의미 있는 교내 활동’ 중 하나의 사례로 기록할 수 있었고요. 학교 홈페이지에서 찾은 교수님 메일 주소로 질문을 했던 경험은 면접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 적극성을 어필하기도 했고요. 원래는 면접에서 내용 확인 식으로 소논문 내용을 정리해 달라는 질문이었는데 제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다 말할 수 있었어요. 소논문 자체가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깊게 탐구한 활동이기 때문에 수시에서는 어필할 수 있는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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