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성평등 인식 조사
남성 2명중 1명 "여성 불평등하지 않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대결 구도 우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은 일반 국민 1013명과 전문가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투 운동의 의미와 과제, 우리사회 성평등 인식' 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일반 국민들은 우리 사회 성평등 수준에 대해 62.0%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22.2%만이 '남녀 평등'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남녀 간의 성별 격차는 여전히 컸다. 남성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47.6%가 응답한 반면 여성은 77.0%였다. 남녀간 인식 격차가 29.4%p나 됐다.
미투 운동에 대한 평가는 남녀 모두 긍정적이었다. 일반 국민 10명 중 8명은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여성은 83.8%, 남성은 75.8%가 지지했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은 미투운동을 계기로 권력형 성희롱·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으며 미투운동이 우리사회 성평등 수준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성평등 정책 전문가들 역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문제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이 우리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성차별, 성불평등을 이슈화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사회구조적인 성차별, 성불평등 영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대해 57.1%(1+2순위, 복수응답)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성희롱·성폭력 피해사실을 드러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은 41.4%(1+2순위, 복수응답), '권력형 성희롱·성폭력 문제의식 고양' 40.0%(1+2순위, 복수응답)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우려의 시각이 많았다. 분야별 전문가 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투 운동이 성희롱·성폭력 문제에만 한정될 우려가 있다'고 40.0%가 답했다. 또한 '남혐이나 여혐처럼 남녀 성대결 구도로 전개될 우려가 있다'고 38.6%가 답했다.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을 통해 '우리사회 전반의 성불평등하고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가장 시급하다(74.3%, 1+2+3순위, 복수응답)고 평가했다. 이어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 및 체계 마련' 32.9%(1+2+3순위, 복수응답), 성희롱·성폭력 관련 법제 정비 31.4%(1+2+3순위, 복수응답)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권인숙 여정연 원장은 "앞으로 보다 나은 정책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일반 국민의 경우 만 19~69세를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하여 임의걸기(RDD, 유무선 혼합)방식으로 4월 10~11일 실시했다. 전문가 70명의 경우 4월 6~11일 이메일로 인식 조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