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아르헨티나 위기에 좌불안석
2018-05-14 11:09:23 게재
외환위기 조짐을 보이던 아르헨티나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 새로운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아르헨티나 발 위기 징후가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과 멕시코 등 신흥국은 물론 이 지역에 거대한 이해관계를 가진 스페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온라인 금융매체 '울프스트리트'는 13일 "중남미 전반의 위기가 다시 시작하는 듯 보인다"며 "아르헨티나 정부가 IMF에 또 다시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같은 처방으로는 시장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전 중남미 부채 위기는 두 가지 교훈을 남겼다. 첫째, 이미 높은 빈곤율로 고통받는 일반 국민이 금융위기로부터 매우 심각한 직접적 충격을 받았다는 점이다. 둘째, 도미노가 한 번 쓰러지면, 전염 속도가 들불처럼 빨랐다는 점이다.
1980년대 초 부채 위기는 사실상 중남미 전역으로 퍼졌다. 중남미의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졌다. 1994~95년 멕시코 데킬라 위기는 미국 월가 대형은행들조차 침몰시킬 정도로 증폭됐다.
현재 미 달러가치와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신흥국 발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금융전문 칼럼니스트인 닐 킴벌리는 지난 8일 "시장은 종종 약탈자처럼 행동한다. 가장 약한 먹잇감을 가장 먼저 덮친다"며 "아르헨티나가 그 대상이 됐다"고 쓴 바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는 곧 중남미 최대 경제국가인 브라질과 멕시코로 번질 전망이다.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중남미 전체 GDP의 60%에 육박한다. 흥미로운 점은 브라질과 멕시코 모두 향후 몇달 내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는 점이다.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많은 후보는 수감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다. 룰라는 부패 혐의로 확정판결을 받은 뒤 복역중이다. 멕시코에서 1위 후보는 중도좌파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다. 멕시코 대기업들은 그가 집권할 경우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그의 당선을 막기 위해 '공포 마케팅' 프로젝트를 가동할 정도다. 이는 두 나라에서 위기가 커질 경우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발 위기의 전염은 신흥국에 한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 시장에서 큰 이해관계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스페인 기업들이 특히 그렇다. 2000년대 초 아르헨티나가 현재와 같은 위기를 겪었을 때 스페인 기업들 여러 곳이 디폴트에 내몰린 바 있다.
최근 몇년 간 스페인의 부동산시장이 붕괴하면서 이 나라 기업들은 이윤 포착을 위해 중남미의 빠른 성장세로 눈을 돌렸다. 이때만 해도 신이 주신 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저주로 변하고 있다.
스페인 기업 중 가장 취약한 곳은 '텔레포니카'다. 중남미 최대 이동통신회사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연매출 35억유로(약 4조6600억원)를, 브라질에서 120억유로(약 15조3120억원)를 거뒀다. 슈퍼마켓 체인 '디아'는 아르헨티나에서 17억4000만유로의 매출을, 가스내추럴은 5억7400만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스페인 인프라 건설기업인 '아베르티스'는 아르헨티나에서 4억유로 매출을 올렸다.
스페인의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와 BBVA 역시 아르헨티나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산탄데르은행은 그룹 총이익의 4%를, BBVA은행은 6%를 아르헨티나에서 얻었다.
이들 두 개 은행은 중남미 시장에서 사업다각화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위기가 커지면 안팎으로 전염될 위험도 덩달아 뛴다. 산탄데르와 BBVA 자회사들은 중남미 금융시장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 역할을 한다. 두 은행의 자회사들은 멕시코 금융자산의 38%를, 칠레 금융자산의 25%를 각각 차지한다.
BBVA의 멕시코 지점들은 그룹의 글로벌 이익에서 약 절반을 차지한다. 산탄데르에게는 브라질이 이익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지난해 그룹 총이익의 27%가 브라질에서 나왔다. IMF는 지난해 스페인 금융권에 "해외 자회사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해당 지역의 경제, 금융 상황이 악화될 때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올해 초 멕시코와 브라질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정체, 정치적 불확실성의 고조 등으로 위기감을 불렀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북미자유협정(NAFTA)의 파기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위기 대폭발 상황에 접어들었다. 이제 신흥국 부채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리스크까지 보태지고 있다. 따라서 2018년은 도전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비단 중남미뿐 아니다. 이 지역에 크게 의존하는 스페인 기업과 금융권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온라인 금융매체 '울프스트리트'는 13일 "중남미 전반의 위기가 다시 시작하는 듯 보인다"며 "아르헨티나 정부가 IMF에 또 다시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같은 처방으로는 시장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전 중남미 부채 위기는 두 가지 교훈을 남겼다. 첫째, 이미 높은 빈곤율로 고통받는 일반 국민이 금융위기로부터 매우 심각한 직접적 충격을 받았다는 점이다. 둘째, 도미노가 한 번 쓰러지면, 전염 속도가 들불처럼 빨랐다는 점이다.
1980년대 초 부채 위기는 사실상 중남미 전역으로 퍼졌다. 중남미의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졌다. 1994~95년 멕시코 데킬라 위기는 미국 월가 대형은행들조차 침몰시킬 정도로 증폭됐다.
현재 미 달러가치와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신흥국 발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금융전문 칼럼니스트인 닐 킴벌리는 지난 8일 "시장은 종종 약탈자처럼 행동한다. 가장 약한 먹잇감을 가장 먼저 덮친다"며 "아르헨티나가 그 대상이 됐다"고 쓴 바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는 곧 중남미 최대 경제국가인 브라질과 멕시코로 번질 전망이다.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중남미 전체 GDP의 60%에 육박한다. 흥미로운 점은 브라질과 멕시코 모두 향후 몇달 내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는 점이다.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많은 후보는 수감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다. 룰라는 부패 혐의로 확정판결을 받은 뒤 복역중이다. 멕시코에서 1위 후보는 중도좌파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다. 멕시코 대기업들은 그가 집권할 경우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그의 당선을 막기 위해 '공포 마케팅' 프로젝트를 가동할 정도다. 이는 두 나라에서 위기가 커질 경우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발 위기의 전염은 신흥국에 한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 시장에서 큰 이해관계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스페인 기업들이 특히 그렇다. 2000년대 초 아르헨티나가 현재와 같은 위기를 겪었을 때 스페인 기업들 여러 곳이 디폴트에 내몰린 바 있다.
최근 몇년 간 스페인의 부동산시장이 붕괴하면서 이 나라 기업들은 이윤 포착을 위해 중남미의 빠른 성장세로 눈을 돌렸다. 이때만 해도 신이 주신 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저주로 변하고 있다.
스페인 기업 중 가장 취약한 곳은 '텔레포니카'다. 중남미 최대 이동통신회사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연매출 35억유로(약 4조6600억원)를, 브라질에서 120억유로(약 15조3120억원)를 거뒀다. 슈퍼마켓 체인 '디아'는 아르헨티나에서 17억4000만유로의 매출을, 가스내추럴은 5억7400만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스페인 인프라 건설기업인 '아베르티스'는 아르헨티나에서 4억유로 매출을 올렸다.
스페인의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와 BBVA 역시 아르헨티나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산탄데르은행은 그룹 총이익의 4%를, BBVA은행은 6%를 아르헨티나에서 얻었다.
이들 두 개 은행은 중남미 시장에서 사업다각화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위기가 커지면 안팎으로 전염될 위험도 덩달아 뛴다. 산탄데르와 BBVA 자회사들은 중남미 금융시장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 역할을 한다. 두 은행의 자회사들은 멕시코 금융자산의 38%를, 칠레 금융자산의 25%를 각각 차지한다.
BBVA의 멕시코 지점들은 그룹의 글로벌 이익에서 약 절반을 차지한다. 산탄데르에게는 브라질이 이익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지난해 그룹 총이익의 27%가 브라질에서 나왔다. IMF는 지난해 스페인 금융권에 "해외 자회사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해당 지역의 경제, 금융 상황이 악화될 때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올해 초 멕시코와 브라질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정체, 정치적 불확실성의 고조 등으로 위기감을 불렀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북미자유협정(NAFTA)의 파기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위기 대폭발 상황에 접어들었다. 이제 신흥국 부채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리스크까지 보태지고 있다. 따라서 2018년은 도전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비단 중남미뿐 아니다. 이 지역에 크게 의존하는 스페인 기업과 금융권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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