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에 대한 궁금증

백내장, 수술만 하면 시력이 좋아지나요?

2018-05-22 20:57:06 게재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7년 건강보험 진료 세부내역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체 연령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질병 2위가 백내장(28만 5578명)이었다. 특히 노인 연령만 집계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의한 치매(10만2585명), 병원체 폐렴(9만 4209명)보다 훨씬 많은 20만 6060명이 지난 한 해 노년 백내장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에 쉽게 찾아오는 질환 백내장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들을 알아보았다.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이은지 교수, 분당서울안과 강용홍 원장
자료참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도자료, 국가건강정보포털

60대의 절반 이상이 겪는 안과질환 ‘백내장’
백내장이란 눈 속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어떤 원인에 의해 뿌옇게 혼탁해져서 시력장애가 오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유전적 원인이나 풍진 감염 등에 의해 선천적으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노화, 외상, 전신질환, 눈 속 염증, 독소, 자외선 노출 등 후천적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노화의 과정 속에 발생하는 노인성 백내장은 60대의 절반 이상, 75세 이상 노인의 대부분이 어느 정도씩은 가지고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이렇게 나이가 들면 으레 찾아오는 질환이라 여겨 백내장에 대한 오해와 섣부른 판단이 치료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이은지 교수는 “‘최근 시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백내장이겠거니...백내장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생긴다는데 별 거 아니겠지’라고 여겨 백내장 이외의 다른 질환으로 인해 시력저하가 된 것을 놓치고 실제 질환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당서울안과의 강용홍 원장도 “백내장은 대개의 경우 수술로 개선될 수 있는데 수술 시기를 놓치거나 다른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이 어려울 수 있고 시력회복에도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안과 진단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백내장 수술 적기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드물게 백내장으로 인해 녹내장 등의 합병증이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노인성 백내장은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건강검진에서도 안과 검진을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시기를 놓칠 정도로 진행되어 발견되는 경우는 예전처럼 많지 않다.
“수술을 정말 급하게 받아야 하는 경우는 최근 급격하게 시력이 떨어졌거나 안구 통증이 발생하였거나 하는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라며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이 교수는 “백내장 발병이나 진행 여부는 1년에 2~3회 정도 안과 정기검진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안과 강 원장도 “백내장은 검안경 검사, 세극등 검사, 안압 검사 등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가까운 안과전문병원에서 정기적인 진료를 받으며 관리하면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꼭 필요한 경우 최적의 시기에 수술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만 하면 방바닥 머리카락도 보인다?
또한 많은 환자들이 백내장 수술을 하면 무조건 시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잘못된 선입견이라고 전문의들은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이 교수는 “간혹 ‘누구누구는 백내장 수술을 받고 떨어진 머리카락도 보인다고 하던데 저는 왜 시력이 안 나오나요?’라고 묻는 환자분이 있다”면서 “백내장 수술은 노화된 수정체를 제거하는 것으로 노안이나 근시 등이 완벽하게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근거리 혹은 원거리에서 안경착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안경을 맞춰서 쓰고도 잘 보이지 않던 부분을 잘 보이게 만들어주는 수술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최근의 기술 발달로 백내장 수술도 발전하고 있다. 분당서울안과 강 원장은 “최근 인공수정체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안교정을 함께 받을 수 있는 다초점인공수정체 수술 등 숙련된 의료진의 기술과 첨단 수술 장비로 백내장과 노안교정이 함께 가능한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도 레이저를 이용한 반자동화된 수술 시스템의 개발로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모든 환자에 적응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백내장이 의심되는 증상들
1. 시력감퇴 
백내장 초기에 수정체 주변에만 혼탁이 발생하는 경우 뚜렷한 시력감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혼탁이 수정체 중앙 부위에 발생한 경우 눈동자가 수축하는 낮 시간이나 밝은 장소에서 시력이 심하게 나빠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시력이 좋아지는 소위 ‘주맹(晝盲)’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이 진행되어 수정체 전체가 혼탁해진 환자는 밝고 어두움에 관계없이 항상 시력이 감퇴한다.

2. 빛 퍼져보임, 눈부심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태양 등 밝은 빛을 바라볼 때 혼탁한 렌즈를 통과한 빛이 산란되면서 빛이 퍼져보이거나 눈이 부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3. 물체가 여러 개로 보임 
부분적인 혼탁으로 수정체의 굴절상태가 불규칙할 때 물체가 두 개 또는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複視)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백내장이 진행하여 시력이 더욱 나빠지면 사라지게 된다.

4. 기타 증상  
사물의 색깔이 붉거나 노랗게 왜곡되어 보일 수 있다. 백내장이 심할 경우 동공이 뿌옇게 보이는 것을 눈동자를 보면 관찰될 수 있다. 백내장의 초기에는 수정체의 굴절력이 증가되면서 일시적인 근시 상태가 되므로 돋보기를 쓰던 사람이 안경 없이도 가까운 글씨를 잘 보는 경우가 있으나 백내장이 진행되면 시력이 다시 나빠지게 된다.

전영주 리포터 jenny422yj@gmail.com
내일신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