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단체장 인터뷰 |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경의선 출발지는 수색역 … 박원순 시장 생각 바꿔야"

2018-07-05 10:58:59 게재

균형발전 차원, 서부권 투자 요구

'주민과 함께' 구청장직 인수인계

주민청원·은평정책연구소 제도화

"박원순 서울시장이 (통일시대를 이야기하면서) 서울역을 자꾸 거론하는데 달리 생각해야 합니다.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경의선·유라시아철도 출발지는 수색역이에요."

김미경(사진) 서울 은평구청장은 "서울역처럼 이미 채워진 곳이 아니라 아직 비어있는 공간을 채워야 한다"며 "통일시대 은평은 상징적인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가 그간 동북4구에 힘을 실었는데 이제는 서부권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서부권사업과도 만들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아래로부터 성장한 여성정치인 = 김미경 구청장은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지역에서 가장 치열한 예선을 거치고 본선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서울시당에서 번복 재번복을 거듭한 뒤 중앙당 최고위원회까지 간 뒤에야 우여곡절 끝에 두차례 경선을 치렀고 압도적인 득표로 세를 과시했다. 지역을 훑고 주민들에 귀를 기울이는 그에게 주민들이 붙인 별명이 '발바리 구의원' '뚜벅이 시의원'이다. 그는 "초등학생때 은평구로 이사와 45년을 살았고 16년간 의정활동을 했다"며 "옆에서 지켜봐온 주민들이 힘을 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의원 8년간 김우영 전 구청장과 손발을 맞춰 은평을 가꿔왔다. 여성으로는 처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을 하면서 중앙정부 도시재생 모범이 된 산새마을을 함께 만들었다. 민선 7기에는 그 연장선상에서 지역에 부족한 기반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시대적 상황에 변화가 생겨 한걸음 더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자신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회담으로 인한 평화의 바람 얘기다.

"남북문제가 활발하게 풀리고 있는데 은평이 가장 가까이 있어요. 수색역세권, 진관동 한옥,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서울혁신파크 등을 연계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겁니다."

특히 서울의 관문이자 공항철도 지하철6호선 경의선이 만나는 교통 요지 수색역을 중심으로 은평을 '통일의 상상기지'로 키울 구상이다. '유라시아·시베리아 횡단철도 출발지이자 종착지'로 서울역을 거론해온 박원순 시장에도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그는 "도시 중심에 있는 서울역은 (개발의 여지가 없이) 이미 채워진 곳"이라며 "강남권 동북권에 이어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은평을 서부권의 강남처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서울시도 대단위 도시개발로 교통쏠림이 심화된 지역에 새로운 교통축을 중심으로 한 발전전략을 추진 중이다. 광역급행철도 설치와 신분당선 연장, 은평새길 등이다. 김 구청장은 '철길(Rail)을 일으켜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일자리(내 일)를 확대, 내일을 위한 전망을 마련한다'는 공약과 연계해 체험형 문화관광지, 대북 의료 전진기지, 젊음의 거리 등 특화된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을 구현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의회 문화관광위원회 4년, 도시계획관리위원회 4년 경험을 토대로 도시에 문화를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서를 협치 모델로 = "은평은 주민이 행정의 주인공이 되는 직접 민주주의체계를 잘 갖추고 있죠. '주민이 주인인 은평' 모델을 한층 강화하겠습니다."

주민청원제도를 도입하는 동시에 주민들 청원을 모아 은평정책연구소로 연결, 주민들 삶의 질을 개선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정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한개 팀 규모에 전문가 자문으로 운영할 은평정책연구소는 주민 제안과 지역 정책과제를 장기 전망으로 풀어내는 공간이 된다. 김미경 구청장은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전담반을 가동하고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 구 전체 부서를 협치모델로 운영하겠다"며 "예측행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민 자존감을 키우고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는 강화한다. 자원봉사자에 명예뿐 아니라 지역화폐나 품앗이로 돌려주는 봉사마일리지제도, 주민활동이 공익이 되는 주민 공익활동 촉진조례 등이다. 주민참여와 소통 협치에 대한 주민들 기대는 인수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또한번 확인했다. 김 구청장은 "인수위 업무보고를 공유한 주민들이 '외롭게 하지 않겠다'고 해 감동받았다"며 "민주당 후보·구청장이 될 때까지 지켜준 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이지만 추진력이 강해요. 어려서부터 남자 형제들과 경쟁하면서 자랐고 정치영역에서 리더십 훈련을 해서 그런가 봐요."

김미경 구청장은 은평구 행정 수장 역할과 동시에 새로운 여성정치인 상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주민들 믿음에 힘입어' 기초의원 재선, 광역의원 재선을 거쳐 구청장까지 아래로부터 성장한 만큼 후배들을 위한 역할모범이 돼야 한다. 그는 "워커홀릭이 되지 않을까 스스로 경계한다"며 "일요일 업무나 행사는 되도록 없애려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도 일요일은 쉬고 월요일에 활기차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단체를 설득할 예정이다. 그는 "민선 7기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는 입장이라 거둬들일 과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생활과 지역을 토대로 한 정치가 자리잡도록 지역 활동가, 정치 꿈나무에도 관심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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