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단체장 인터뷰 |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
"개성공단 상설매장 마포에 … 남북평화 선도도시 목표"
지역 상공인 지원, 경협으로 발전 기대
한달 한번 택시운전하고 장학금 기부
"자유로는 북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고 마포구 구간이 가장 길어요. 북에 가장 가까운 도시인 셈이죠."

유동균(사진) 서울 마포구청장은 "마포구는 일찌감치 평화시대를 염두에 두고 준비 중"이라며 "남북협력기금부터 확보하고 개성공단 제품을 판매하는 상설매장을 열어 입주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임 직후에는 지역 청소년을 위한 장학기금 증서 전달을 첫 업무로 택했고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먼저 중학교 무상교복을 도입한다. 아이 키우는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겠다는 취지다.
'가슴 따뜻한 행정'을 입버릇처럼 되뇌는 유동균 구청장 목표는 크다. 그는 "주민들이 구청장을 통해 꿈을 실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마포를 남북화해 중심도시로 = 유동균 구청장은 지방선거 당시 마포를 남북화해 중심 도시이자 민주주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미래지향적 전망을 선보였다. 취임 후 추가경정 예산에 남북협력기금 1억원을 반영하는 것으로 첫 발을 뗐다. 유동균 구청장은 "관련 조례를 2003년 제정했는데 기금이 2억원뿐"이라며 "최소 5억원은 있어야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정상화에 맞춰 입주 기업을 위한 판로부터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마포에 상설매장을 열고 그부터 단골 구매자가 될 생각이다. 유동균 구청장은 "마포에 사업자 다수가 거주하는데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하면 1시간이 채 안걸린다고 한다"며 "북한과 교역하는 지역 상공인 지원인 셈"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민간을 통한 지원도 구상 중이다. 지역주민 지원이 남북 경협이라는 큰 물줄기로 이어졌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작지만 상징적인 정책인 셈이다. 그는 "남북 평화시대를 선도하는 도시가 되도록 더 많은 역할을 찾아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하루빨리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쓸 돈이 있냐고 하겠지만 전쟁 위협이 줄면 국방비 10%만 민생에 투자해도 복지문제는 해결될 겁니다."
유동균 구청장은 "남북 평화 분위기에서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재난·재해"라고 말머리를 돌린다. 미세먼지와 폭염 한파를 재난에 포함시키는 조례안을 마련했고 공무원부터 심폐소생술 교육을 일상화할 수 있는 예산도 마련했다. 장기적으로는 재난안전센터로 확대, 주민 생명·재산을 지키는 예방활동과 위기상황에 관제탑 역할을 하게끔 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태풍 집중호우때 마포구 재난대응이 빨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후에 대응할 게 아니라 미리 대비했어야 한다"며 "빗방울 떨어지기 전에 우산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학생 무상교복 내년부터 도입 = 유동균 구청장은 취임 후 첫 업무로 지역 인재를 위한 장학금 정기기탁을 택했다. 2015년부터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에 매달 10만원씩 기부하고 있는데 금액을 30만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공개 약속이었다.
"중학교 1학년때 집안 형편상 중퇴하고 가장 아닌 가장으로 일을 했어요. 7남매 가운데 장남인데 동생들은 어리고…."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송대학교에 진학, 지금은 연세대 석사과정 중이지만 주경야독은 쉽지 않았다. 유 구청장은 "힘들 때 조금만 도와주면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마포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 설립을 위한 조례·예산 통과에 앞장서온 데는 그의 청년시절과 14살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공장으로 향했던 부친의 마음이 담겨있다.
어려웠던 시절 생계수단이었던 택시운전도 기부로 연결했다. 구의원때 매달 한차례 운전을 해서 수입을 홀몸노인지원센터에 기부했고 지난해에는 장학재단으로 기부처를 바꿨다. 유 구청장은 "택시기사 어려움도 알고 좋은 일에 쓰겠다는 취지에 공감해 최은택 마포구체육회장이 회사 택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며 "구청장 취임후 중단했는데 10월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을 만나면 '재단 보유금을 확대해야 장학사업이 활성화된다' '관심을 가져야 재단이 커진다'고 읍소하기 일쑤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공인을 만나면 '지역에 기여해달라'고 기부금을 요청한다. 그는 "취임 이후 보유금이 5억원 가량 확대됐다"며 웃었다.
마포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처음 내년부터 중학생 무상교복을 도입한다. 유 구청장은 "무상교육이 2~3년 내에는 서울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고 하잖아요? 국가가 할 수 없는 개인 영역, 아이를 낳고 난 뒤에는 걱정이 없어야 해요."
◆'동네 아저씨'처럼 격의없는 구청장 = 유동균 구청장은 바쁜 일정을 쪼개 동네 행사장을 찾는다. 다만 5만~10만원어치라도 팔아줘야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얼마 전 신수동 자선바자회에 갔다가는 주민 손에 이끌려 새끼손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였다. 유 구청장은 "동네 아저씨같은 구청장이고 싶다"며 "행정가는 철학이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이 따뜻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임대주택 보증금이나 월세도 벅찬 주민들을 위한 마포하우징, 대학생 기숙사 등 연립 임대주택을 위한 주택관리센터를 그렇게 구상했다. 청소차량이 돈되는 빈병과 고철을 수거해가 생계가 어려워졌다는 폐지 줍는 노인 편지는 겨울을 날 방한복과 명절선물로 바뀌었다. 유동균 구청장은 "주민들 의견은 소소하지만 정책이 된다"며 "주민들 꿈이 유동균을 통해 실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