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문화 공간 우리 동네 ‘마을예술창작소’

마술 같은 일상 함께 누려요~

2018-10-17 19:19:52 게재

마을예술창작소(마술소)는 생활 속 예술 활동을 통해 풍성한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공간이다. 예술가와 동네 사람을 이어주고, 학생들의 진로지도와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으로 늘 복작거린다. 문턱이 낮아 예술과 문화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동네 사랑방, 마술 같은 일상을 경험하게 하는 우리 지역 마을예술창작소를 소개한다.

 

양천구 마을예술창작소 ‘라온리에’
‘라온리에’는 목3동 시장 인근 골목 카페 ‘쉬 라이크스 커피 SHE LIKES COFFEE’ 2층에 마련돼 있다. 책과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카페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넓고 아늑한 창작소 공간이 나온다. ‘라온’은 ‘즐거운’이란 뜻의 순수 우리말이라고 한다. ‘리에(Lier)’는 프랑스어로 묶다,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라온리에는 이름 그대로 즐거운 일들이 매일 일어난다. 이곳은 주민들이 만든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 목3동이라는 지역 특성상 가까운 강서구 주민들의 참여율도 높다고 한다. 꾸준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놀이수업과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동화책 읽기, 만들기, 그림 그리기 수업, 청년들의 독서 토론 모임과 영화 모임이다. 지역 어르신들이 결성한 하모니카 동아리의 연습장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마을 캠퍼스’라는 이름으로 일일수업이 수시로 열리는데 마을주민이 강사가 돼 강의를 진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마을 캠퍼스에는 역시 지역주민인 한준희 축구해설가가 재미있는 축구 이야기로 강의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라온리에가 가진 장점은 카페와 창작소가 한 공간에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 중에는 카페에 들렀다가 자연스레 창작소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활동으로 이어진다.
라온리에의 김훈재 마을지기는 “주민 소모임에 방향을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누구든지 예술 활동을 기반으로 한 모임을 만든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서구 마을예술창작소 ‘꿈샘누리’
‘꿈샘누리’는 신방화역 인근 공항동의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가정집 3층을 개조해 만든 공간은 이웃집에 놀러 온 듯 시종 따뜻한 분위기. 커다란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과 감나무의 가을풍경이 더해져 감성이 절로 풍성해진다. 홀에는 도예를 기본으로 한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앙증맞은 화분이 진열돼 있다. 꿈샘누리는 ‘꿈이 샘솟는 세상’이라는 뜻으로 지역 마을 공동체인 ‘효도밥상’과 김수경 작가의 도예 작업실인 ‘누리 공방’, 미술 취미봉사 동아리 ‘소드래’가 주축이 되어 만든 예술 공간이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기초 도예를 비롯해 물레 및 도자 조형이 있으며 DIY 생활소품, 업사이클링 소품, 페이퍼 아트, 아동 미술 등 다양한 공예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또한 공유부엌과 식생활 강좌, 소셜다이닝 등 음식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모임도 열리고 있다. 10월에 시작된 ‘나를 위한 힐링 테이블’은 창작활동과 함께 나를 위한 테이블을 꾸려보는 수업으로 도자 접시 만들기, 테이블매트 자수 놓기, 맛 된장, 맛 고추장 만들기, 브런치 만들기 등 소소한 일상과 예술을 접목했다. 음향설비와 빔 프로젝터를 갖춰 ‘오가다 극장’이라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지역아동들을 초대해 팝콘을 직접 튀겨주고 함께 영화를 감상했다. 최근에는 공방이 있는 지하공간에 음악 감상실과 소모임 시설을 꾸몄다. 앞으로 마을방송도 계획 중이다. 김화경 대표는 “꿈샘누리의 목표는 더 많은 주민이 쉽게 예술 활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지역학교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등포구 마을예술창작소 ‘세바퀴’
양평역 인근에 있는 ‘세바퀴’는 문화예술 공간이 부족한 지역에서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궁중 디저트, 생활도자기, 한복 만들기 등의 전통공예와 리사이클 에코백, 퀼트, 마크라메, 친환경제품, 팝아트, 가죽공예, 목공 등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세바퀴는 지역 어르신과 학생들을 연결하는 마을 살이 1년 프로젝트로 큰 호응을 얻었다. 문래중 학생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어 배추를 기르고 수확한 후에는 김치를 담아 지역 어르신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낙후된 지역의 골목벽화 그리기,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무료 팝아트 수업, 관내 아동 무료 생태 수업, 쪽방촌 명절음식 나눔 등 재능기부와 이웃 돌아보기도 열심이다. 동네 주민과 양평1동 주민 센터, 세바퀴가 힘을 모아 만든 작은 마을 축제도 있다. 근처 어린이집과 마을의 학부모들이 마련한 문화체험행사, 주민 센터에서 준비한 다과, 어르신들을 위해 세바퀴에서 상영하는 ‘양남극장’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세대 간의 벽을 허물었다.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만든 ‘청년캐비넷 학교’는 무료창작수업과 골목 문화예술축제를 열어 가진 재능을 지역에 환원할 계획이다. 유은옥 대표는 “수업에 참여한 마을주민이 자격증을 따서 마을 강사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교육자원의 선순환을 생각하게 한다”며 “세바퀴는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예술 및 교육 공간으로서 커뮤니티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등포구 마을예술창작소‘선유마을재활용공작단’
선유도 가는 길에 있는 ‘선유마을재활용공작단’은 함께 느끼는 문화소통 공간과 업싸이클링 예술창작단이라는 기치를 걸고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마을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을 지원하며 예술가들의 주도로 창작수업을 진행하는 ‘선유문화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지하에 자리 잡은 창작소는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넓고 환하게 꾸며져 있다. 입구 한쪽에는 ‘선유마을 근대사 박물관’과 갤러리 공간이 보인다. 선유마을 근대사 박물관은 재활용공작단이라는 이름과 취지에 잘 맞는 공간으로 지금은 보기 힘든 컴퓨터나 전자레인지, 마을지도, 시계, 라이터, 오락기 등 버려졌거나 기증받은 물건들로 채워 넣었다. 갤러리에는 선유문화공방의 마크라메, 아기자기한 목공예품, 레진공예, 파우치 등 작가들이 직접 만든 작품이나 생활소품이 진열돼 있다. 이곳은 공간이 넓어 선유마을 주민들의 모임이나 쉼터 역할도 담당한다. 언제든지 들러서 작가들이 만든 작품을 구경할 수 있으며 공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모임의 성격이나 목적에 따라 무료 혹은 최소한의 비용을 받고 공간을 대여해준다.
선유마을재활용공작단의 배지훈 단장은 “처음 문을 열면서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우선과제로 삼았고 두 번째는 ‘문화예술 살롱’이라는 주제로 지역주민과 예술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을 시도했다”며 “올해의 주제는 ‘예술상점’으로 제품판매를 통해 작가들의 자립을 돕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모든 주제를 아울러 ‘예술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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